샤프, 삼성전자에 다시 패널공급 제의 했으나 거절
"패널 잘 안팔려 찾아다니는데 괘씸죄 적용"
2019-04-18 이종준 기자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후 갑자기 패널 공급을 끊었던 샤프가 올해 초 삼성전자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재개를 제의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임원출신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샤프는 TV가 잘 안팔려서, (자체 브랜드로 해소가 안되고 남는) 패널을 팔려고 TV업체를 찾아다니는데 괘씸죄로 안 써주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는 2016년말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 鸿海精密制造工业企业)에 인수된 후 삼성전자에 납품하던 TV용 LCD 패널 공급을 중단했다. 자체 TV브랜드 판매량 증대를 위해 '계열사 패널 구입율(in-sourcing)'을 높이려 했었다. 30% 후반이 TV업계 평균 인소싱 비율이었는데, 2017년 샤프의 인소싱비율은 90%를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름세였던 TV용 LCD 패널 가격의 흐름도 공급중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인소싱 집중 전략으로 TV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올리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LCD가 주력인 대만 패널업체 AUO의 '제곱미터당 평균판매가격(ASP)'은 2016년 2분기 340달러에서 바닥을 찍고, 3분기 372달러, 4분기 413달러로 크게 오르며 다음해인 2017년 1분기에는 421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줄곧 내림세였다. 2018년 4분기에는 345달러까지 떨어지며 2016년 1~2분기 가격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샤프의 공급중단 당시 LG디스플레이에서 LCD 패널을 소량 사왔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로 정식 출시된 제품은 없다"며 "연구개발(R&D) 단계에서 멈췄다"고 말했다. 또 "LG디스플레이와 패널 공급을 논의하던 당시에 모듈 구성 등 기술적 난제가 있었고, 다른 패널업체를 통해서 패널 부족분을 메울 수 있을 정도로 샤프 공급비율은 애초에 그리 크지 않았었다"고 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의 TV용 LCD 패널 대수기준 할당비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30% 중반으로 가장 높고, 대만 AUO와 이노룩스, 중국 BOE가 10%중·후반, 중국 CSOT가 10% 초반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고급 TV 제품용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만 AUO에서 주로 받고, 중국 BOE와 CSOT는 중저가 모델용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의 또 다른 자회사인 이노룩스는 샤프와 계열사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