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베트남 공장 셧다운...LG이노텍, 애플 카메라모듈 시장 장악
LG이노텍, 애플 카메라모듈 점유율 70% 웃돌 전망
애플의 아이폰13 출하 계획도 공격적...예년비 20%↑
2021-09-07 이기종 기자
애플 카메라 모듈 협력사인 샤프의 베트남 공장이 셧다운돼 LG이노텍에 애플 아이폰 카메라 모듈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애플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LG이노텍 점유율은 7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일본 샤프(대만 폭스콘에 인수)의 카메라 모듈 공장이 최근 셧다운(가동중단)됐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에 애플 아이폰13(가칭) 시리즈 카메라 모듈 물량이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오필름이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탈락한 데 이어 샤프의 베트남 호치민 공장까지 셧다운되면서 LG이노텍의 반사이익이 커질 전망이다.
샤프의 애플 카메라 모듈 공장이 있는 호치민의 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달 15일(현지시간)까지 봉쇄조치를 내렸다. 현지 샤프 공장도 셧다운됐다. 호치민 시 정부가 15일 이후에는 경제활동을 점차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오지만 업계에선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세여서 낙관하긴 어렵다고 본다.
애플 아이폰13 시리즈 공개와 출시일이 임박하면서 샤프가 공급하던 카메라 모듈 물량이 LG이노텍에 넘어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공장이 있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 캠퍼스는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현재 LG이노텍은 하이퐁과 경북 구미 공장에서 샤프 물량까지 소화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LG이노텍은 5478억원 규모 신규 카메라 모듈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애플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LG이노텍 점유율은 70%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9~10월께부터 연말까지 3~4개월간 출하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필름이 애플 공급망에서 탈락해 LG이노텍은 올해 이 시장에서 50% 후반~60% 초반, 샤프는 나머지 30% 후반~40% 초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샤프 호치민 공장 셧다운으로 LG이노텍 쏠림현상이 심해졌다. 지난해 이 시장 점유율은 LG이노텍 50%대, 샤프 30%대, 오필름 10%대였다.
아이폰이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것도 LG이노텍에 호재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부품 주문량을 예년보다 20% 많은 9000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입장에서 시장 크기와 점유율 모두 확대되는 셈이다. 또 아이폰13 시리즈는 4종 모두 '센서 시프트'를 적용한다. 센서 시프트는 렌즈가 아니라 이미지센서를 통해 손떨림을 막는 기술이다. 카메라 모듈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는 최상위 모델 12프로맥스만 센서 시프트를 탑재했다.
동시에 애플은 새로운 카메라 모듈 협력사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카메라 모듈 협력사가 세 곳에서 두 곳으로 줄고, 샤프 호치민 공장마저 셧다운돼 LG이노텍을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이 떨어졌다. 애플은 새 협력사를 확보해야 업체간 경쟁을 유도하며 부품단가를 낮출 수 있다. 오필름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혐의로 지난해 하반기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