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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설계 엔지니어가 없다"…중소 팹리스 업계 인력수급 '대란'

핵심 전문 인력 대기업 쏠림 현상 심화  대안으로 대만, 베트남 전문 인력 채용

2021-09-08     이나리 기자

국내 중소·중견 반도체 팹리스 업계가 설계 엔지니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박사급 전문인력이 부족한데다, 중소·중견기업의 핵심 인력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인력수급이 어려워지자 대만, 베트남 인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8일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경력 10년차 정도가 되면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들이 스카웃을 해 가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여러명의 설계 엔지니어의 인력을 그룹으로 묶어서 법인으로 계약하는 방식으로 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다 보니 중소 팹리스 업체들이 경력 엔지니어를 채용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법인 계약에 속하는 10년차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2억3000만~2억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내 팹리스 업체 관계자는 "대다수의 전문인력들이 대기업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중소중견 기업들은 장기간 '인력 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며 "대기업의 전문인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중소 중견기업의 핵심 전문 인력마저 흡수하는 현상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고 전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면서 전문 IP 설계 엔지니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2019년 말 5만5000명 수준이었던 삼성전자 DS부문 임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 6만명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뿐 아니라 이미지센서 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면서 수시로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경력직 채용 규모를 전보다 대폭 확대한다고 공고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 반도체 엔지니어 인력을 채용하는 팹리스 기업이 늘고 있다. 대만, 베트남 등에서 석·박사급의 반도체 전문인력이 많이 배출되고, 인건비가 한국보다 낮기 때문이다. 몇몇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전문 엔지니어 인력을 흡수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하는 추세다. 

일례로 반도체 디자인하우스(DSP) 업체인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지난해부터 SNST, 아르고, 지난 7월 파인스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설계 인력 450명을 확보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베트남 지사 운영을 통해 현지 반도체 전문 인력을 활용한다. 코아시아도 SoC 디자인 설계 업체인 넥셀을 인수했으며, 한국 외에도 중국, 대만, 베트남 디자인센터 운영을 통해 해외 전문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팹리스 업계에서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서규 한국시스템반도체 포럼 회장(픽셀플러스 대표)은 "정부가 대학의 석박사 과정의 시스템반도체 연구 개발 투자를 지금보다 확대해 교수진들이 자율과제와 정부의 지정과제에 참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교수진의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전문 인력이 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소 1년에 500명 이상의 핵심 전문 인력을 육성해야 3~5년후에는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인력 수급에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