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세대 '넥쏘'에 인피니언 전력반도체 전량 탑재 결정

수소연료전지스택 핵심 부품 'MEA'도 공급망 다변화 추진중

2021-09-09     양태훈 기자
지난
현대차가 오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소차 '넥쏘'에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의 전력 반도체를 전량 탑재하기로 했다.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전력반도체 내재화를 진행 중이지만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또 수소연료전지스택의 핵심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도 현대모비스 이외의 다른 부품사로 공급망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9일 현대차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차세대 넥쏘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업체로부터 각종 부품을 받는 것으로 방향을 확정했다"며 "100% 국산 기술로 만든 넥쏘용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사양도 일부 변경(외국산 부품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 쓰이는 전자제어장치(ECU)용 전력 반도체는 인피니언으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라며 "현대차는 어떻게든 넥쏘의 단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으로, 실제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는 내연기관에 쓰였던 부품이 다수 재활용됐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현대차가 지난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현대차 수소비전 2040 발표)' 행사에서 공개한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현대차 수소 사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이는 2023년에 출시될 수소차 '넥쏘' 외에도 다양한 상용 수소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포스코SPS로부터 내식성과 전도성이 높아 코팅이 필요 없는 스테인리스 연료전지 분리판을 공급받아 핵심부품 중 하나인 수소연료전지스택의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MEA는 아직 대체재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포스코SPS가

현대차 협력사 관계자는 "MEA가 수소연료전지스택에서 차지하는 가격은 약 40%에 달해 현대차가 적극적인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추진 중인 상황"이라며 "현재 넥쏘용 연료전지스택용 MEA는 현대모비스가 개발·생산하고 있지만, 전력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다른 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에 대응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0일 수소연료전지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양산 효율화를 위해 1조3216억원에 달하는 시설투자를 단행, 연료전지 스택과 수소·공기 공급장치, 열관리 장치 등의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복합전원(ECU·TCU·모니터링) 칩셋과 구동기능통합(인덕터·펌프·이그네이터) 칩셋을 하나로 합친 3세대 엔진제어기용 통합 반도체인 'U-칩 통합반도체'의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700·1500볼트(V)급 전력 반도체 개발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수소차 사업 육성을 위한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생산규모 확대에 따른 생산비 절약)'를 내세우면서 현대모비스 수소차 사업의 수익성은 당분간 성장이 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도(ADAS), 한온시스템(열관리 시스템), 코오롱인더스트리(MEA), 인피니언(전력 반도체) 등 쟁쟁한 경쟁자가 많은 탓이다.
현대차의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수소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원가 절감은 불가피하다"며 "전기·수소차용 부품보다 내연기관차용 부품 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가 전기·수소차 시장에서 수익성을 지속 높이려면 현대차·기아 외에 중국과 일본 등 다른 OEM으로 거래처를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10조2851억원, 영업이익 5636억원, 당기순이익 66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5.5%, 영업이익은 234%, 당기순이익은 185.3% 증가한 수치다. 실적 호조의 배경은 내연기관차용 모듈(범퍼, 샤시 등) 및 의장·샤시 등의 제품 공급이 늘어난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