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바, '비정형 수소연료탱크' 만든다
2024년 상용화 목표로 국내외 완성차업체와 협력중
새로운 수소·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 추진
2022-09-17 양태훈 기자
한국화이바가 비정형 수소연료탱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르면 2024년부터 수소차에 비정형 연료탱크를 적용할 전망이다.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는 기존 원통형 수소연료탱크에 비해 부피는 작으면서도 저장용량은 더 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바는 국책 과제로 진행 중인 비정형 수소연료탱크 상용화 시점을 2024년 내로 정하고, 국내외 완성차업체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화이바 관계자는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위에 그대로 쓸 수 있도록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며 "2024년 내 비정형 수소연료탱크의 인증을 획득해 상용화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한국화이바가 유일하다"며 "일진하이솔루스, 한화솔루션, 코오롱글로텍, 롯데케미칼 등 수소연료탱크 시장에는 경쟁자가 많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업체가 비정형 수소연료탱크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는 기존 원통형 수소연료탱크와 비교해 연료탱크를 트럼펫처럼 곡관형으로 만들고, 이를 수직으로 쌓아 부피를 줄이면서 저장용량은 늘린 게 특징이다. 한국화이바는 700바(Bar)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타입4(고밀도 플라스틱 라이너를 탄소섬유로 감아 만드는 방식)' 제품으로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를 개발, 다양한 수소차에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5와 EV6에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보다 더 유연하고, 빠르게 다양한 전기·수소차에 탑재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개발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고가의 전기차 배터리는 완성차 입장에서 교체 및 수리에 대한 부담이 커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이를 줄일 수 있는 배터리의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정형 수소연료탱크 상용화는 국내외 완성차업체가 수소차 시장을 주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동일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와 수소차를 출시하면, 설계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제품군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몽용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연구원은 "BMW, 토요타 등도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를 차세대 수소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소차 시장 1위인 현대차가 비정형 수소연료탱크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 적용 차종을 승용·상용차로 확대하면, 확실한 시장 1위 지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7일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제품군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 40만대에 이르는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2030년부터는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 상용차 시장을 수소연료전지 목적기반모빌리티(PBV)로 장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