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케피코, 친환경 e-모빌리티 사업에 본격 시동
KR모터스에 전기이륜차용 구동 시스템 공급
글로벌 제조사로부터 3540억원 수주
베트남 '빈패스트'와 협력 가능성 기대
2021-10-06 양태훈 기자
현대케피코가 친환경 전기구동 방식의 'e-모빌리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국내 2위 모터사이클 제조사 KR모터스에 전기이륜차용 구동 시스템을 공급했다. 베트남 완성차 기업 빈패스트와도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R모터스는 최근 현대케피코의 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이루션(e-lution)'의 생산을 시작해 이르면 내달부터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루션은 150cc급 내연기관 엔진의 성능을 낼 수 있는 6.8kW 구동 모터와 수냉 방식의 열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게 특징이다. 1회 충전으로 최대 140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90km에 달한다.
이륜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이루션은 현대케피코가 구동 모터부터 직류(DC) 컨버터, 차량제어장치(VCU) 등의 시스템 전반을 공급하면, KR모터스가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며 "현대라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만큼 KR모터스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케피코는 KR모터스 외에도 E3모빌리티 등 다수의 제조사로 전기 이륜차용 구동 시스템 공급을 확대하고, 구동 시스템의 성능 개선을 통해 전동삼륜차와 초소형 전기차 등 다양한 e-모빌리티로 구동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케피코 측은 "국내 초소형 모빌리티 시장을 넘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전기 이륜차 보급률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여러 글로벌 제조사로부터 354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케피코가 베트남 기업인 빈패스트와 전기 이륜차 및 소형 전기차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빈패스트는 현대케피코 베트남법인 생산현장을 방문해 전기 이륜차 구동 시스템 및 파워트레인 시스템에 관심을 내비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빈패스트는 중국 BYD의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를 생산 중인데 불량률이 높아 그룹 차원에서 이를 한국 업체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대차 및 기아 계열사와 계속해서 접촉 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