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 "배터리 재활용 시장, 10년 후 급성장할 것"

성일하이텍, 배터리 재활용 전·후처리 공정시설 갖춰 기업공개(IPO) 통해 제3공장 건설 자금 마련 계획

2021-10-15     이상원 기자
이강명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통상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배터리는 10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져, (재활용) 시장에 나온다"며 "오는 2025년부터 폐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명 대표는 최근 <디일렉>과의 인터뷰를 통해 폐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이같이 전망했다. 성일하이텍은 2011년부터 배터리 재활용을 하고 있는 전문기업이다. 이 대표는 "배터리 재활용에 필요한 재료는 셀 생산업체에서 90%, 소비자를 통해 10%를 공급받지만, 앞으로 소비자를 통해 받는 비중이 9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배출하는 폐배터리의 양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표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폐배터리 시장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배터리 재활용은 방식도 복잡하고 특허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다년간의 노하우를 축적해야 해서 후발주자 진입이 어려운 분야"라며 "성일하이텍은 2011년부터 공장을 가동해 10여년의 노하우를 쌓아 왔다.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은 내년 초 상장을 계획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가동중인 1, 2공장에 이어 3공장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강명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본사가 군산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하신건가요?

A. 2000년도에 인천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한 400평 규모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회사를 확장하기가 어렵더군요. 당시에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하니까 인천시에서 인·허가를 안 내줬습니다. 그래서 아래 지역으로 점점 내려가다 보니까 군산까지 오게 됐습니다. 지금은 폐기물 재활용보다는 배터리를 재활용해서 원료로 만드는 순환형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 직원 수는 290명 정도 됩니다.

Q. 회사 설립 초기에는 어떤 사업을 진행하셨나요?

A. 성일하이텍은 처음에 귀금속 재활용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TV에 도포된 은을 회수하는 작업도 했습니다. 구형 핸드폰에 도포된 고출력 전자파(EMP) 차폐제를 회수하는 일도 했고요. 그러다가 핸드폰 시장이 스마트폰 위주로 바뀌고, PDP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2008년부터 배터리 재활용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입니다. 2008년도에 사업을 결정하고 2011년에 공장을 지었는데 그때는 일이 없어 공장 가동이 안 됐습니다. 공장을 정식 가동할때까지 20개월가량 걸렸습니다.

Q. 대표님은 대주전자재료에서 직장생활을 하셨네요?

A. 네.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주전자재료에서 5년간 병역 특례로 일을 했습니다. 그때 '재료를 역추출해도 사업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진행하던 박사 과정을 그만두고 회사를 차리게 됐습니다.

Q. 대주전자재료에서도 같은 일을 하신건가요?

A. 아니요. 대주전자재료에서 하던 건 다른 일입니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나왔습니다.

Q. 배터리가 다양한 종류가 있죠. 모든 배터리를 다 재활용하는 건가요?

A. 성일하이텍에서 주로 담당하는건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다른 배터리도 재활용할 수 있지만, 저희가 주력으로 다루는 재료가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주로 들어가는 재료입니다.

Q. 배터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물질을 추출합니까?

A. 크게 전처리와 후처리로 나뉩니다. 배터리를 방전하고 해체해서 파쇄, 분쇄해 블랙파우더(가루)를 만드는 과정까지가 전처리입니다. 전처리를 통해 나온 블랙파우더를 습식 제련하는 과정이 후처리입니다. 후처리 과정에서는 이 재료를 물과 황산에 녹여 용매추출 공법을 사용해서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재료를 하나씩 추출합니다. 먼저 망간을 추출하고, 순서대로 코발트, 니켈, 마지막으로 리튬을 추출합니다.

Q. 회사의 매출은 얼마나 되나요?

A. 올해 매출이 한 13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 매출은 650억원, 제작년은 420억원 정도 됐습니다. 작년 3분기부터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해서 4분기 매출 실적에 반영했습니다. 올해는 2공장을 풀로 가동하고 있어서 매출이 이정도 나올 것으로 봅니다.

Q. 매출 1300억원에 영업이익은 얼마나 됩니까?

A. 목표를 8%로 잡고 100억원 정도 이익을 낼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배터리 수거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A. 배터리 셀 생산업체에서 배터리를 만들다가 남은 폐기물을 스크럽(Scrap)이라고 합니다. 업체에서 스크랩이나 불량 배터리를 사오거나 전처리 업체가 만든 분말을 사오기도 합니다. 성일하이텍이 직접 전처리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또, 미국이나 호주, 유럽같은 곳은 전동공구용 배터리가 상당히 많습니다. 해외에서 그런 것들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Q. 배터리 셀 생산업체에서 가져오는 것과 소비자에게서 가져오는 비중이 어떻게 되나요?

A. 현재 물량의 90%는 셀 생산업체에서 들어옵니다. 소비자를 통해 공급받는건 10% 정도입니다.

Q. 그중에 비중이 가장 큰 회사는?

A. S사 두 군데가 있습니다. L사도 있고요. 그 외에 중국 업체에서도 가져옵니다.

Q. 소비자로부터 가져오는 매출 비중이 더 커질수 있을까요?

A. 제가 볼때는 앞으로 소비자를 통해 받는 물량이 90%, 생산업체 비중이 10%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비자 비중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죠.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것들이 매년 생산되잖아요. 그러다가 한 10년 지나고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시장으로 나오겠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폐배터리가 나오는 시기는 2025년 이후, 전기차 배터리는 2035년 이후에 소비자를 통한 매출 비중이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Q. 그쯤 되면 회사 매출이 조단위로 오를 수 있겠군요?

A. 저희들의 바람이죠. 그런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중입니다.

Q. 제1공장, 제2공장이 있는데 생산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A. 환경 분야는 인풋 기준으로, 자원은 아웃풋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저희들은 코발트, 니켈을 '메탈'로 통칭해서 계산하는데 이게 연간 4400톤(t) 정도 됩니다. 그중 1공장이 1800톤, 2공장이 2600톤의 규모입니다. 리튬은 리튬 자체로는 잘 안쓰고 탄산리튬을 주로 사용해서 저희도 탄산리튬으로 계산을 합니다. 탄산리튬은 연간 2000톤(t) 분량입니다. 

Q. 앞으로 공장을 더 지으셔야겠네요?

A. 3공장 건설 계획이 있습니다. 새만금에 부지를 확보해서 공장을 설계중인 단계입니다. 이곳에서 코발트와 니켈만 1만톤 규모로 추출할 계획입니다. 1200억원 이상의 자본이 필요한데, 그 투자금은 상장을 해서 마련할 계획입니다.

Q. 상장 계획이 있으시군요?

A. 네. 내년 초에 상장해서 3공장을 지어야 경쟁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Q.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는 전국에 얼마나 됩니까?

A. 국제적으로는 성일하이텍과 벨기에 유미코아, 중국 화유코발트, GEM, CATL의 자회사 브룬프(Brunp) 이렇게 다섯개 회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규모는 저희가 가장 작죠. 다들 큰 회사니까요. 저 회사들이 재활용 규모만 성일하이텍보다 2~3배 정도 크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려는 회사도 많던데요.

A. 전세계에서 수십군데가 준비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가장 큰 곳이 바스프입니다. 미국 라이사이클(Li-Cycle)은 아직 습식 제련공장은 없지만 스펙 상장했습니다. 테슬라 전 CTO가 이끄는 레드우드(Redwood)라는 회사도 전처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포스코, GS건설, 영풍, 고려아연 등이 있습니다. 

Q. 지금 전기차를 구입하는데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죠. 그래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을 하려면 정부와 함께 일을 진행해야 한다거나 하는 그런 일은 없습니까?

A. 지금까지 판매된 전기차의 폐배터리는 국가에 반납해서 수거센터를 통해 재활용이나 재사용 등이 결정될 예정이죠. 하지만 폐배터리 정부 반납 의무는 없어졌습니다. 규제가 사라졌으니 앞으로는 이 분야도 민간에 개방될 것으로 보입니다.

Q. 배터리 재활용 과정이 굉장히 복잡한데 특허가 걸려있습니까?

A. 개별 공정마다 특허가 있습니다. 다만 운용 노하우와 순서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약간씩 다릅니다. 저희는 2008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2011년에 공장을 가동했으니 약 10여년의 노하우를 축적했죠. 이러한 노하우는 쉽게 무시하지 못합니다.

Q. 그런 노하우가 후발주자나 큰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데 장벽이 될까요?

A. 진입장벽은 좀 있다고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