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나노' 최선단 EUV D램 공정 도입
EUV 멀티레이어 공정 도입…업계 최소 선폭 14나노 D램 양산
"최신 공정으로 DDR5 적용, 차세대 DDR5 대중화 선도할 것"
2021-10-12 장경윤 기자
삼성전자가 최신 EUV(극자외선) 멀티레이어 공정을 14나노 DDR5 D램에 도입한다. 고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D램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14나노', '업계 최소' 등의 표현으로 경쟁업체들과의 기술력 경쟁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부분 또한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선단 14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 레이저보다 파장이 10배 짧아 더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한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D램 모듈을 고객사들에게 공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EUV 멀티레이어 공정을 적용해 최선단 14나노 D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5개의 레이어에 EUV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 14나노 D램은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 집적도로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다. 또한 제품 생산에 따른 소비전력은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공정을 최신 DDR5(Double Data Rate 5) D램에 가장 먼저 적용한다. DDR5는 최고 7.2Gbps의 속도로 DDR4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차세대 D램 규격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공정과 높은 성숙도의 EUV 공정기술력을 기반으로 DDR5 D램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고용량 데이터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이번 공정으로 단일 칩 최대 용량인 24Gb D램까지 양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EUV 14나노 공정 도입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초미세 공정 경쟁을 더 격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D램 제조업체들은 10나노대 D램에 1x(1세대), 1y(2세대), 1z(3세대), 1a(4세대)라는 명칭을 붙이며 선폭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반도체 공정이 10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으로 접어들면서, 같은 나노 공정에서도 제조업체에 따라 기술적 차이가 발생하는 등 괴리감이 생긴 탓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14나노 D램을 이전에는 1a D램이라고 표현해왔다.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이 나란히 올해 1a D램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업체별 1a D램의 구체적인 스펙은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마이크론이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1a D램 양산에 시작했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부터 "삼성전자의 1a D램은 14나노 공정에서 양산된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린 것이다. 업계는 이를 삼성전자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경쟁업체의 1a D램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