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애플·MS에 VR 기기용 ToF 공급
'메타버스' 시대 ToF 시장 주도 전망
페이스북 오큘러스에도 카메라모듈 납품
2021-10-14 이기종 기자
LG이노텍이 미국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VR 기기에 ToF 모듈을 공급한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ToF 모듈을 공급한 데 이어 적용 제품군을 확대했다. 페이스북 오큘러스에도 카메라 모듈을 납품 중이어서 LG이노텍이 '메타버스' 시대 ToF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내년 출시 예정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현실(VR) 헤드셋용 3D ToF(Time of Flight) 모듈을 주력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ToF는 물체를 향해 보낸 광원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는 기술이다. VR과 증강현실(AR) 기능 구현을 위한 핵심 부품이다.
LG이노텍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VR 헤드셋용 ToF 모듈을 공급하면서 적용 제품군을 확대했다. 애플 제품을 기준으로 LG이노텍은 지난해 상반기 아이패드 프로, 같은해 하반기 아이폰12 상위 라인업(프로·프로맥스)부터 ToF 모듈을 공급했다. 올해 아이폰13 상위 라인업용 ToF 모듈도 LG이노텍이 납품했다. 애플 제품에 적용된 ToF 모듈 '라이다'(LiDAR)는 5G 환경에서 AR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LG이노텍은 이미 출시돼 판매 중인 페이스북의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제품에도 카메라 모듈을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향후 메타버스 시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페이스북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모두에 카메라 모듈과 ToF 모듈 납품 이력을 확보했다. 2023년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의 AR 글래스에도 LG이노텍은 ToF 모듈 공급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타버스란 가상·초월이란 의미의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다. 메타버스 기술은 VR·AR 환경에서 다양한 콘텐츠 사용경험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사용자 몰입감을 확대하려면 통신환경은 물론 ToF 모듈 기능도 중요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한해 빠른 지난 2019년 갤럭시S10·노트10, 2020년 상반기 S20 시리즈에 ToF를 적용했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 노트20부터 ToF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기술 한계와 콘텐츠 부족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적용해온 '간접 ToF 방식'용 이미지센서는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한 '직접 ToF 방식'용 이미지센서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직접 방식은 물체를 향해 보낸 펄스가 수신부에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유추하는 반면, 간접 방식은 물체를 향해 보낸 사인파가 수신부에 되돌아올 때 위상차를 사용해 거리를 간접 측정한다. 간접 방식의 측정거리는 직접 방식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일본 소니와 직접 방식용 이미지센서 독점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삼성은 소니에서 간접 방식 이미지센서를 사올 수밖에 없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간접 방식이면서 측정거리를 늘릴 수 있는 ToF용 이미지센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협력사 중에선 카메라 모듈 업체 나무가와 파트론이 ToF 모듈, 코렌과 옵트론텍이 각각 ToF 렌즈와 밴드패스필터를 생산해왔다. 옵트론텍은 밴드패스필터 기술을 놓고 애플 협력사인 미국 비아비와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 분쟁을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