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RFPCB 사업 철수 공식화...비에이치·영풍전자 수혜 전망

연 3000억원 애플용 물량 향방 관심사

2021-10-15     이기종 기자
애플
삼성전기가 경연성회로기판(RFPCB)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삼성전기가 RFPCB 사업에서 올리던 연 4000억원 매출 중 애플용인 3000억원 규모 물량 향방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에이치와 영풍전자가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중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던 RFPCB 사업을 중단한다고 15일 밝혔다. 영업정지 금액은 4278억원이다. RFPCB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주 기판을 연결하는 부품이다. RFPCB는 단단하고 접히는 성질이 모두 있어서 제품 설계가 쉽고 전기신호를 빨리 전달한다. 삼성전기 RFPCB 사업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과 삼성전자다. 애플용 매출은 연 3000억원,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용 매출은 연 1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RFPCB 사업에서 연 4000억원 수준 매출을 올렸지만 500억원 적자를 기록해왔다. 삼성전기는 "RFPCB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잔여자산을 처분한다"며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결기준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영업손실 축소로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가 RFPCB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애플 물량 향방이 관심사다. 애플의 기존 RFPCB 협력사인 비에이치와 영풍전자 두 곳이 삼성전기 물량을 가져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올해 애플 아이폰13 시리즈 RFPCB 점유율은 비에이치 50% 중반, 삼성전기 30%, 영풍전자 10% 중반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와 비에이치는 지난해까지 비중이 비슷했지만 삼성전기가 RFPCB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비에이치 물량이 늘었다. 삼성전기 물량을 비에이치와 영풍전자가 절반씩 나눠 가지면 내년 아이폰 신제품 내 RFPCB 점유율은 비에이치 70%, 영풍전자 30%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비에이치와 영풍전자의 애플용 RFPCB 매출 상승분은 연 1500억원이다. 생산능력에 대한 애플 판단에 따라 이 수치는 바뀔 수 있다. 영풍전자와 함께 영풍그룹 계열사인 인터플렉스의 애플 RFPCB 시장 재진입 여부도 관심사다. 인터플렉스는 지난 2017년 애플 아이폰X의 OLED 패널용 RFPCB, 터치스크린패널(TSP)용 RFPCB를 공급했지만 화면 꺼짐 등이 생겨 애플 공급망에서 제외된 바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초 취임한 경계현 사장이 RFPCB와 무선통신 모듈 사업 철수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고정비 등 부담으로 RFPCB 사업에서 연간 500억원 규모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를 끝으로 RFPCB 사업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철수 시기가 1년여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