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중국 배터리 공장 신공법 적용에 골치

디이엔티 레이저 노칭 장비 공급 해지 생산라인 고도화 당분간 어려울 듯

2021-10-26     이수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생산라인 고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난징 공장 대상으로 진행되던 '레이저 노칭(Notching)' 신공법 적용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장비를 공급했던 디이엔티와의 공급 계약도 25일 해지했다. 이 계약은 지난해 10월 27일 61억원 규모로 체결됐다. 2019년 매출액(296억원) 대비 20%에 달했다. 구체적인 계약 해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당초 계획된 레이저 노칭 장비 대신 기존 방식인 프레스 노칭 장비로 대체됐고, 공급 종료 날짜가 미뤄지는 등 신공법 적용이 쉽지 않다는 정황이 흘러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 공장의 기존 생산라인 일부를 대상으로 프레스 노칭에서 레이저 노칭으로의 전환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며 "다시 원래대로 프레스 노칭 방식으로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디이엔티 입장에선 아쉽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미국 공장에 레이저 노칭 장비를 공급하는 등 성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대신 배터리라는 신사업에서 제대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디이엔티 관계자는 "얼티엄셀즈가 사용할 레이저 노칭 장비는 내달 일정대로 선적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레이저 노칭의 장점이 분명하지만, 확대 적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배터리 장비와의 궁합, 노칭 이후 라미네이션과 스태킹, 패키징, 디개싱으로 이어지는 조립공전 전반에 걸쳐 제대로 수율이 나오는지 등 따져볼 부분이 적지 않아서다.

노칭은 양‧음극판의 끝에 있는 탭(Tab)을 만들기 위한 공정이다. 칼날 모양의 금형을 쓰면 프레스, 레이저를 이용하면 레이저 노칭이라 부른다. 활물질(양극재)과 도전제, 바인더 등이 섞인 양극 합제층을 레이저로 자르는 것은 고난도 기술이다. 레이저를 쓰면 일정 주기로 금형을 교체할 필요가 없어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