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
삼성전자 협력사 해성옵틱스·재영솔루텍, OIS 투자 확대
"자화전자의 삼성전자 공급망 이탈 가능성 대비" 풀이
日샤프 부진...LG이노텍·하이비젼시스템 반사이익 기대
2021-11-01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스마트폰이 카메라 중심으로 경쟁하면서 세트 업체의 카메라 사양 강화 노력과 함께 가격인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기존 협력사의 이탈 가능성, 코로나19에 따른 생산차질 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공급망 내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 모듈 시장 경쟁 확대를 통해 협력사의 단가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파트론과 나무가가 약진했고, 엠씨넥스와 파워로직스, 캠시스 등이 전년비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경쟁 확대 외에 최근 삼성전자 공급망에서 주요 관심사는 자화전자의 이탈 가능성이다. 삼성전자의 오랜 협력사인 자화전자가 상반기 애플과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공장 실사를 진행하면서 업계에선 자화전자가 애플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은 전용 생산라인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화전자가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면 삼성전자와는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OIS는 사진을 찍는 손의 흔들림과 반대 방향으로 렌즈를 구동해 선명한 피사체 촬영을 지원한다. 과거에는 OIS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만 적용됐지만 최근에는 중저가 제품에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새로운 OIS 협력사를 확보했다. 지난 9월 삼성전자 2차 부품 협력사 재영솔루텍이 '제로금리'로 삼성전자 협력기업 상생대출을 받고 OIS 시장에 진출하자 업계에선 자화전자의 이탈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재영솔루텍은 지난 9월 150억원, 10월 80억원을 OIS에 차례로 투자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2차 부품 협력사인 해성옵틱스도 지난 9월 카메라·렌즈 모듈 사업에서 철수하고 매각 대금을 OIS 액추에이터 경쟁력 강화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자화전자는 내년 초 나올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가칭) 시리즈에도 OIS를 공급하는 등 당장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OIS 주요 협력사는 자화전자 외에 삼성전기, 엠씨넥스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OIS 적용 모델을 내년에 큰 폭으로 늘릴 예정이어서 자화전자의 애플 공급망 진입이 성사되면 공급망은 재편될 수 있다.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일본 샤프(대만 폭스콘에 인수)의 생산차질로 경쟁사인 LG이노텍, 그리고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 업체 하이비젼시스템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지난주 올해 광학솔루션사업부 신규 시설투자 규모를 지난 2월 발표한 5478억원에서 8355억원으로 53% 확대했다. 중국 오필름이 애플 공급망에서 탈락한 데 이어 샤프까지 생산 차질을 빚어 올해 애플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LG이노텍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크게 뛸 전망이다. 지난해엔 50%대였다.
하이비젼시스템은 LG이노텍의 투자 확대로 검사장비 공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또 아이폰 등을 최종 조립하는 폭스콘을 올해 새 고객사로 유치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용 각종 검사장비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샤프에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를 주로 공급하는 이즈미디어는 수혜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필름의 애플 공급망 탈락으로 샤프도 반사이익이 예상됐지만 생산차질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앞서 오필름은 지난해 신장 위구르족 인권침해 혐의로 애플 공급망에서 탈락했다. 오필름의 카메라 모듈 사업부는 중국 1위 스마트폰 생산자개발생산(ODM) 업체 윙텍(Wingtech, 闻泰科技有限公司)이 인수했다. 애플은 LG이노텍 의존도를 줄이려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 등을 상대로 공급망을 정비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