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에 나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eTrust Power'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인수후 전기차 전환을 위해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서다.
4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eTrust Power(이하 ETP)에 대한 인수합병을 위해 실무 담당자 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에디슨모터스 소식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ETP를 인수해 자체 배터리셀 공장을 보유하게 될 경우, 기존 배터리 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ETP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최소 500억원 이상으로,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에디슨모터스가 ETP 인수를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내부적으로 1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설립을 고려하고 있고, 일부 지자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ETP는 2016년 중국 국영기업 '중신그룹'의 투자 전문회사인 '중신산업기금(CITIC)'이 투자해 설립한 배터리 제조사다.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BYD, 선롱버스, 포톤자동차 등 20개 이상의 자동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해왔으며, 주요 생산품목은 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삼원계(NCM) 배터리다.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말 기준으로 20GW 규모를 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 내 배터리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정부의 보조금 감소로 인해 최근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31일 기준 ETP의 자산은 16억8900만위안, 부채 금액은 21억6800만위안이다.
시장에서는 ETP의 배터리셀 성능(충·방전 3500사이클)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견줄만하고, 4GWh에 달하는 생산능력도 갖추고 있어 에디슨모터스가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통해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ETP는 삼성SDI 및 LG화학 출신 연구원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로, 배터리셀 자체의 기술력이 수준급이고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갖춰 에디슨모터스 외 다른 국내 업체들도 인수를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ETP 인수는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쎄미시스코의 전기차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다른 메이저 배터리 제조사와의 가격 협상에서도 협상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TP 인수와 관련해 에디슨모터스는 신중히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ETP 인수를 검토하는 상황은 맞지만, 국내에 배터리셀 생산설비를 갖춰서 직접 셀을 생산하는 방안도 동시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