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이크로 LED 라인업서 70인치대 제외...초대형 집중
내년 89·101·114인치 마이크로 LED TV 출시 계획...TFT 적용
"70인치대 마이크로 LED, LCD·OLED보다 경쟁력 열세 판단"
2021-11-05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 계획에서 70인치대를 제외했다. LCD나 OLED와 비교해 마이크로 LED가 강점이 있는 초대형 제품 시장에 집중하려는 선택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내년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89인치와 101인치, 114인치 3종으로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um) 이하 크기 적(R)녹(G)청(B) LED 칩이 직접 빛과 색을 내는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89인치와 101인치, 114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모두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을 적용한다. 유리기판 기반의 LTPS TFT는 더 작은 화면의 마이크로 LED에서 개별 구동회로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110인치 첫번째 마이크로 LED TV에 적용한 인쇄회로기판(PCB) 배선으로는 마이크로 LED 화면을 작게 만들면서도 동일 해상도를 유지하는 미세회로(개별 구동회로) 구현이 어렵다. LTPS TFT 기판을 적용한 마이크로 LED가 고난도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내년 LTPS TFT 기반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89·101·114인치)을 당초 계획과 비교하면 80인치대 모델(89인치)은 유지됐고, 70인치대 모델은 없어졌다. 대신 101인치와 114인치 모델이 추가됐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하면서 "3~4월 99인치 제품을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하고, 70~80인치대 제품도 연내 도입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언급된 110인치와 99인치 모델은 PCB 기판, 80인치대와 70인치대 모델은 LTPS TFT 기판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선 마이크로 LED 라인업에서 70인치대 모델이 빠진 것에 대해 초대형 시장에 집중하려는 삼성전자 의도라고 풀이한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4K급' 해상도 마이크로 LED TV 가격을 1억원 밑으로 낮추기 어렵고, 액정표시장치(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이미 8K 해상도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70인치대 4K급 마이크로 LED TV는 매력이 없다. 유리원장을 잘라서 패널을 만드는 LCD나 OLED와 달리 마이크로 LED는 모듈(디스플레이 조각)을 타일처럼 이어 붙이기 때문에 크기·형태 제약 없이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100인치 이상 초대형 마이크로 LED 제품이 먼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대만 AUO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마이크로 LED TV용 LTPS TFT 기판 개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AUO에 TFT 생산을 요청했지만 수급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에도 개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가 3~4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99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11월 초순인 지금도 출시되지 않았다. 100인치 미만 마이크로 LED가 110인치 모델과 동일한 4K급 해상도를 구현하려면 800만개의 LED 칩을 더욱 조밀하게 옮겨 심어야(전사·Transfer) 하기 때문에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100인치 미만 마이크로 LED TV의 칩 화소간격(픽셀 피치)을 0.5mm 초반대로 낮춰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0인치 모델 화소간격인 0.63mm보다 10% 이상 좁다.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1억70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