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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파이브, '삼성 파운드리 DSP' 하나텍 인수 추진

세솔반도체·다심 이어 또 다른 DSP 인수 검토 M&A 통해 용역 역량 및 규모 확대 위한 차원 他 DSP와의 기술 경쟁력에는 '물음표' 제기돼

2021-11-10     장경윤 기자

국내 디자인하우스이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인 세미파이브가 또 다른 DSP인 하나텍 인수를 추진 중이다. 최근 하나텍 측과의 인수·합병(M&A) 관련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M&A가 최종 성사될 경우 세미파이브는 창업 후 3년만에 세 개의 디자인하우스를 인수하게 된다. 

10일 팹리스 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하나텍 측과 인수·합병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M&A는 세미파이브가 하나텍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텍의 기업가치(EV)는 약 200억원 정도로 평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미파이브는 2018년 조명현 대표와 미국 반도체 스타트업 사이파이브(SiFive) 창립멤버들이 만든 디자인하우스다. 이 회사는 반도체 업계에서 Arm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르는 오픈소스 ISA(명령어집합)인 RISC-V(리스크파이브)를 활용한 칩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업계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설립 초기 삼성전자 DSP인 세솔반도체를 인수한 데 이어 소규모 로직 설계업체인 다심도 인수했다. 이번 하나텍 인수는 세미파이브의 세번째 M&A다.

세미파이브가 인수하려는 하나텍은 지난 2014년 설립된 디자인하우스다. 2019년 삼성전자 DSP로 선정됐다. 하나텍은 ASIC(주문형 반도체) 개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14nm부터 5nm까지의 첨단공정을 이용한 프로젝트 개발 경험도 있다.

하나텍 인수와 관련, 세미파이브는 최근 추진하는 시리즈B 투자유치를 통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431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 1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주요 디자인하우스업체인 GUC가 약 500명의 인력을 갖추고 5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데 비해, 국내 업체들은 매출도 적고 인력도 100~200명 수준"이라며 "세미파이브도 보다 큰 규모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다만, 세미파이브가 외형상 초고속 성장을 하는 데 비해 기술 경쟁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아직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RISC-V 등 주력 사업에 대한 기대심리로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단적인 예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발주한 용역과제 수주결과다. 삼성전자는 최근 5nm 최선단 공정을 활용하는 두 건의 용역과제를 DSP 협력사를 대상으로 발주했다. 첫째는 북미지역 대형 고객사를 위한 자동차용 반도체이고, 둘째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통신용 모뎀칩이다.

세미파이브는 이들 두 건의 용역과제에 모두 응모했으나, 자동차용 반도체 용역과제는 삼성전자 최대 DSP인 코아시아에 밀려 수주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용 모뎀 칩 용역과제도 설립 4년차의 신생 디자인하우스인 위더맥스에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세미파이브가 시장 기대에 비해 대형 일감을 수주한 건 국내 대기업 H사 이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시장에서 잇딴 M&A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것과 달리 다른 DSP와의 기술 경쟁력에 물음표가 따라붙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