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철장비 1등기업 대보마그네틱, 배터리소재 임가공으로 '두 날개' 편다

이상익 대보마그네틱 대표 인터뷰 "탈철장비의 독보적 기술력으로 소재 임가공 사업도 자신" "내년 상반기 고객사 확보해 본격적인 양산체제 갖출 것" "충북 음성공장 캐파 풀 가동시 기대매출은 200억~500억 예상"

2021-11-12     이상원 기자
배터리 탈철기 분야 1등 기업인 대보마그네틱이 내년 배터리 소재 임가공 사업에서 본격적인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소재 임가공'은 수산화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고객사 니즈(Needs)에 맞춰 분쇄·탈철 등 가공을 거쳐 공급하는 사업이다. 배터리 양극재 회사는 물론, 배터리 셀 제조사, 첨가물 제조사 등이 잠재 고객군이다. 대보마그네틱은 올해 초 이 사업을 탈철기에 버금가는 신수종사업으로 정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올 하반기부터 고객사 확보를 시작했으며, 내년 이후 임가공 분야에서 매출 등 실적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기대 매출만 500억원가량에 달한다.  이상익 대보마그네틱 대표이사는 최근 <디일렉>과 인터뷰를 갖고 "배터리 탈철기에 이어 올해 초부터 소재 임가공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며 "올해 4월 양산에 준하는 규모의 샘플을 생산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계약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양극재 회사 한 두 곳을 비롯해 배터리 제조사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북 음성공장 부지의 6분의 1에 임가공 라인을 두고 있는데, (현재 논의 중인) 공급계약이 가시화될 경우 최소 200억원에서 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1974년 창업한 대보마그네틱은 탈철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업이다. 탈철기는 전자석을 이용해 시멘트, 카본블랙, 식품 원재료에 섞여있는 금속 이물질을 제거하는 장비다. 2008년 기존 탈철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2차전지) 분야로 본격 진출했다. 배터리 양극재 등에 금속 등 이물질이 있으면 폭발 위험이나 스웰링(부풀어오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탈철장비는 배터리 소재·원료 제조공정에서 있어 필수장비다.  대보마그네틱은 일본기업 한 곳과 함께 전세계 탈철장비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형성 중이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배터리 소재기업들이 모두 이 회사 장비를 쓰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건식 및 습식 방식의 탈철 기술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확보한 회사다. 이 때문에 최근 전세계 탈철기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할 정도다. 매달 이 회사가 판매하는 탈철장비만 150여대에 달한다.  대보마그네틱이 탈철장비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소재 임가공이다. 수산화리튬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재료를 분쇄·탈철하고 더 나아가 고객사가 원하는 형태로 가공해주는 사업이다. 임가공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대보마그네틱은 충북 음성에 1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공장 신설 등 시설투자를 실시했다. 이상익 대표는 "소재 임가공 분야 고객군은 다양하다"며 "리튬회사 뿐 아니라, 양극재 제조회사, 배터리 셀 회사 등이 모두 우리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올해 본격적인 샘플 양산과 고객사 확보를 시작했으면,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계약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익 대보마그네틱 대표이사와의 주요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안녕하십니까. 대보마그네틱은 업력(業歷)이 40년을 넘은 것으로 압니다.

A. 저희 회사는 1974년 설립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제조업 기반의 전자석 탈철기라는 장비를 만들었는데, 카본블랙이나 시멘트, 식품, 화학공정에 쓰이는 파우더 등에 쓰이는 장비입니다. 그러다 2008년부터 2차전지 쪽 탈철장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Q. 탈철이란 게 기본적으로 금속 이물을 빼낸다는 의미죠?

A. 네. 배터리의 경우 그 안에 금속 이물이 있으면 폭발사고라든지, 스웰링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지금은 양극재, 음극재, 전구체, 리튬 등과 같은 배터리 제조공정에 이 장비가 모두 쓰이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소재생산을 내재화한 배터리 셀 회사들도 탈철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전공정에 탈철기가 쓰인다고 보면 됩니다.

Q. 배터리 탈철기를 만드는 회사는 대보마그네틱 외에 어디가 있나요?

A. 현재 저희 회사와 일본업체 두 곳이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LCO(리튬·코발트·옥사이드) 때에는 일본업체와 우리가 1:1 정도였습니다. 이후 'NCM 구반반(9½½)', 'NCM62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6:2:2) 등 소재가 다변화하는데 맞춰 빠르게 대응하면서, 지금은 저희 회사 점유율이 70% 정도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탈철공정도 습식과 건식 두 가지가 있나요.

A. 네. 특히 습식 탈철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대보마그네틱이 독보적입니다. 습식은 슬러리 상태에서 금속 이물을 빼내는 기술인데, 탈철 공정에 필요한 물의 양 등을 콘트롤하는 게 굉장한 노하우입니다. 기본적으로 탈철 기술에 있어서 진입장벽은 '실적'입니다. 시장에선 똑같은 배터리 소재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릅니다. 똑같은 NCM811이라고 해도 각사의 흐름성이 달라요. 저희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가기 때문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지요. 

Q. 탈철기는 연간 몇대 가량 판매하나요.

A. 2018년 코스닥에 상장할 때 저희가 "현재 월 40대 정도를 생산중인데, 앞으로 시장이 커지면 월 80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월 150대 생산이 가능합니다.  

Q. 대보마그네틱의 매출 추이를 보면 탈철장비 쪽 비중이 큽니다. 성장성에 한계가 있지 않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 신사업을 준비 중이라면서요.

A. 맞습니다. 2차전지 사업을 하는 회사들은 사실 '메인 아이템'에 투자하기도 벅찹니다. (원재료의) 분쇄나 탈철 등은 큰 기술이 아니지만 원활하게 공급받으면 좋은 거죠. 예를 들면 이전에는 빵이나 도너츠 위에 (입자가 큰) 설탕을 뿌렸는데, 던킨도너츠가 나오면서 슈가파우더가 필요해졌잖아요. 그런데 던킨도너츠가 도너츠 만드는데 집중해야지 슈가파우더를 만드는데 집중하면 안되잖아요. 저희가 소재 임가공 사업을 구상한 것도 이같은 개념입니다. 원재료를 받아서 파우더로 만들고 탈철해서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소재 임가공입니다.

Q. 그럼 소재 임가공의 고객사는 어디가 될 수 있습니까?

A. 양극재 회사, 셀 회사, 첨가물 회사 등이 될 수 있겠지요. 저희도 지금 여러가지 장비를 만들어놓고 양극재회사 한 두 곳, 굉장히 큰 리튬회사들과도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셀 회사와도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Q. 소재 임가공은 충북 음성공장에서 하는 건가요?

A. 네. 음성공장 부지가 1만평 정도인데, 지금 돌아가고 있는 공장은 부지의 6분의 1 정도입니다.

Q. 공장 가동은 언제부터 하고 있나요.

A. 본사가 있는 화성 라인에서 (임가공) 샘플을 대응하는 건 2017년부터인데, 실제로 샘플이 아닌 양산 대응을 시작한 건 올해 4월경부터입니다. 현재 양산을 위한 준비를 꽤 많이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그럼 음성공장에서 양산 매출은 언제부터 나오나요.

A. 지금은 양산 수준의 샘플을 만들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쯤이면 공급계약을 맺고 양산을 시작하는 단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는 내년 내에 추가 투자 등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자동차회사들이 2025~2026년 전기차 대량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데, 그럴려면 양극재 회사들도 2023~2024년에 (완성차용 소재) 조달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년에도 (소재임가공 양산 등) 전체적인 그림이 잡힐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현재 음성공장 라인 규모를 감안할때, 임가공 예상매출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십니까?

A. 지금 음성공장에서 6~7개 정도의 소재 양산을 준비중인데, 각 아이템별로 매출이나 마진 등이 다릅니다. 공급계약이 가시화될 경우를 가정해서 개략적으로 말씀드리면 200억원에서 500억원 정도가 실제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내년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면 저희 쪽에 다시 출연해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