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LCD 설비 누가 매입하나...인도도 참전
'가동중단' L8-1 설비, 인도나 중국 업체에 매각 유력
인도, 정부 차원서 8세대 등 LCD에 24조원 투자계획
"삼성D L8-1 LCD 설비 매각 마치려면 해 넘길 전망"
2021-11-23 이기종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L8-1 라인의 LCD 설비 매입에 인도가 참전했다.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과 달리 인도는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LCD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인도 정부가 24조원 규모 LCD 산업 육성책을 준비하고 있어서 이번에는 인도가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L8-1'의 설비 매각에 중국은 물론 인도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TV와 IT 제품용 LCD 패널을 생산해온 L8-1 라인은 지난 1분기 가동을 중단했다.
당장 중국이나 인도 업체 중 L8-1 설비 매입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에 인도가 LCD 설비 매입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인도는 자국 내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LCD 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최근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월 하순 대만 디지타임스와 중국 기즈모차이나 등 중화권 매체는 인도 정부가 LCD 프로젝트에 200억달러(약 24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200억달러로는 3~4개의 대규모 LCD 패널 투자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200억달러란 수치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MEIT) 차관이 참석한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나왔다.
당시 이들 중화권 매체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가 자국 내 패널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투자 지원책을 6개월 뒤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5월 하순으로부터 6개월 뒤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휴대폰용 6세대(1500x1850mm) 라인과, 여타 제품용 8.5세대(2200x2500mm) 라인 설치를 바라고 있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삼성디스플레이 L8-1 설비는 8.5세대 라인에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은 BOE와 CSOT를 필두로 수년간 저가 공세를 편 끝에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했지만 인도는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LCD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도 LCD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LCD 공급망 구축이 인도에도 장기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인도모바일가전협회(ICEA)는 자국의 LCD 패널 수요가 현재 54억달러(약 6조원)에서 2025년 189억달러(약 22조원)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8-1의 LCD 설비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해를 넘겨야 할 전망이다. 업계 일부에선 이달 안에 매입자 윤곽이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현재로선 당장 결론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충남 아산 7·8세대 대형 LCD 라인 중 현재 L8-2만 가동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었지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요청으로 LCD 사업 철수 시기를 올해로 미룬 뒤 내년으로 재차 연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LCD 대신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QD-OLED도 양산에 돌입했다.
7세대 라인인 L7-1은 지난 2016년, L7-2는 지난 1분기 각각 가동을 중단했다. L7-1은 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인 'A4-1'로 전환했고, L7-2는 현재 6세대 OLED 라인 'A4E'(A4 Extension)로 전환 중이다.
8.5세대 라인인 L8-1은 지난 1분기 가동을 중단했다. 이곳에선 와이엠씨가 지난 7월부터 LCD 설비를 해체하고 있다. 와이엠씨의 해체 작업은 내년 5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L8-2 라인은 지금도 가동 중이다. 중국 쑤저우에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8.5세대 LCD 라인은 지난 3월 CSOT에 매각 작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