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스마트폰 점유율 목표 21.9%…올해 대비 3%p 상향조정
'화웨이 물량' 흡수 위해 공격적 마케팅 나서기로
중국업체 점유율은 45%, 애플은 16.7%로 예상
중저가형 스마트폰 라인업 대폭 강화해 시장 대응
2021-11-26 이상원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목표치를 올해보다 3%포인트 높여 잡았다. 내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5억2000여만대로 예상하고, 이 가운데 21.9%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같은 점유율 목표치는 올해 예상 점유율(19%)보다 2.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미국 정부의 제재 이후 급감하는 화웨이 물량을 흡수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주요 협력사들과 함께 이같은 내용의 2022 시장 트렌드 전망과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15억2300만대로 올해보다 7.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데 따른 보복소비 심리가 강해지고,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겹치면서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전체 시장 중 점유율 목표는 21.9%로 잡았다. 지난해 시장점유율보다 3%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점유율 목표 달성을 위한 '키 포인트'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2019년 5월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제재를 가한 이후, 삼성전자는 화웨이 판매감소에 따른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실제 삼성전자 자체 분석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43.8%였으나 2020년 47%로 상승했다. 올해의 경우 45.5%로 약간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시장 점유율도 2019년 14%에서 2020년 15.8%로 올랐고, 올해는 17.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20.9%에서 2020년 19.6%, 올해 19%(추정치)로 하락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샤오미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며 샤오미가 월별 판매량에서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화웨이는 유럽 시장에서 2020년 1분기 9%대의 점유율을 보이다가 꾸준히 하락하며 올해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샤오미는 2020년 11%에서 올해 3분기 23.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려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오포도 2020년 3%에 불과한 점유율을 올해 3분기에 1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화웨이 제재의 반사효과를 중국 오포, 비보, 샤오미 등과 애플이 얻은 반면, 삼성전자는 오히려 점유율이 낮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화웨이 물량 중 상당부분을 중국 업체들이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웨이 물량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 자사 점유율은 3%포인트 가까이 반등시키는 대신, 중국 스마트폰업체 점유율은 45%, 애플의 점유율은 16.7%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한 카드는 대대적인 전략모델 출시다.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매달 신제품을 공개해 시장 주도권을 다시 잡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1월 5일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 행사에서 갤럭시S21 팬에디션(FE)을 공개할 예정이다. 2월 초에는 언팩 행사를 통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를 선보인다. 총 물량은 3300만대다. 모델별로는 갤럭시S22 1400만대, S22 플러스 800만대, S22 울트라 1100만대로 나뉜다.
내년 3월에는 갤럭시A33과 A53, 4월에는 A23, 5월에는 A73을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A20번대와 A30번대 라인업을 2억6700만대, A50번대와 A70번대를 9200만대 출시한다고 밝혔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저가형 라인업이다. S시리즈에 들어가는 일부 옵션이 빠진 채 출시되거나, S시리즈에 신규 옵션이 들어가기 전에 A시리즈에 시범 적용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주력 중·저가형 모델인 갤럭시A53, A13, A33을 각각 200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이 모델들은 보다 저렴한 스마트폰을 원하는 미국 시장이나 인도 등의 신흥 시장 위주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