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A 사업 매각하는 LG화학, '직원 재배치'는 어떻게?
中업체 '연봉 30% 인상' 제안에도 직원 대부분 잔류 LG화학, 내년 中업체 양산 이전에 전환배치 마쳐야
2021-11-24 이기종 기자
LG화학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던 점접착제(OCA) 사업부문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해당 사업부문 인력 처리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OCA 사업을 인수하는 중국 업체는 기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부 인력까지 넘겨받기를 희망하지만, 해당 직원들이 이직(移職)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업체는 '연봉 30%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는데도 선뜻 옮기겠다는 직원이 없는 상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분기에 OCA 사업부문을 중국 젠존인베스트먼트에 약 6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OCA 사업부문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각종 필름을 기판 등에 부착하거나 밀봉할 때 사용하는 점접착제를 생산한다. 점접착제는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모두 사용된다. LG화학은 2016년 LG하우시스로부터 이 사업부문을 805억원에 인수했다. 한때 LG화학은 점접착제 사업에서 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지만 지난해엔 월 매출이 5억원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LCD 저가 공세와 OLED 기술 변화로 점접착제 수요가 크게 줄어서다. OLED의 경우 터치 필름용 광학 점착 필름(OCA:Optically Clear Adhesive)을 사용하는 애드온 방식 OLED 수요가 줄었다. 이에 LG그룹 차원에서 LCD 사업을 축소했고, LG화학도 LCD 유리기판과 편광판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OCA 사업도 중국 업체에 다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OCA 사업 매각계약을 체결한 이후 직원 재배치 문제가 부상했다. 지난 2분기 계약 체결 당시, 젠존인베스트먼트 측은 LG화학의 해당 사업부문 인력까지 넘겨받는다는 조건은 넣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젠존인베스트먼트는 해당 인력까지 흡수해야 사업을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 LG화학 OCA 사업부 인력 영입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젠존인베스트먼트 측은 '연봉 30% 인상' 등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이직을 결정한 LG화학 직원은 극히 일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CA 사업부문 인력은 100명 남짓이다. LG화학은 100여명의 점접착제 사업부 직원 중 젠존으로 이직하는 인력을 사내 다른 사업부로 전환배치할 계획이다. 당장은 젠존인베스트먼트 측이 중국 현지에 양산라인을 꾸리지 못해 LG화학 직원들이 점접착제를 생산 중이지만, 매각 작업이 끝나고 양산라인까지 준비되면 OCA 사업부문 인력의 일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필름사업 협력사 등에 점접착제 사업 철수 방침을 전할 당시 디스플레이 점접착제 연구개발(R&D) 인력은 전지사업본부(현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전환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분사하면서 인력재배치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약 2만명이던 LG화학 임직원은 올해 1만2000~1만3000명으로 줄었다. LG화학 측은 "(OCA 생산라인의) 일부 직원들이 중국 업체와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남은 직원들은 전환배치할 예정으로 별다른 잡음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OCA 사업 매각을 결정한 뒤, 기술지원 등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OCA 점접착제를 받아다 쓰는 고객사들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인력 이양 등) 상황이 정리되기를 바라는 곳들이 많다"고 전했다.▶점접착제
: 점접착제는 점착제와 접착제를 가리킨다. 점착제는 응집력·탄성력이 있어 접착력이 강하지만 쉽게 탈부착된다. 점착제는 감압성 접착제(PSA:Pressure Sensitive Adhesive)라고도 부른다. 점접착제는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각종 필름을 기판 등에 부착하거나 밀봉(Sealing)할 때 사용한다. 점접착체는 사용량이 많지는 않지만 필름을 고정하고 빛 손실을 막아 패널 선명도와 신뢰성에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