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샤프·LGD 대형 LCD 물량 늘린다"
"CSOT·BOE 등 중국 패널업체 의존도 감소 목적"
AUO·샤프·LGD 패널, 삼성 프리미엄 TV 적용 전망
삼성디스플레이, 내년 대형 LCD 사업 철수 가능성
2021-11-25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LCD TV 패널 구매선을 종전보다 더 다변화한다.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패널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년 만에 거래를 재개한 대만 샤프,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물량을 늘려 프리미엄 LCD TV에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내 업계와 대만 공상시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내년에 LG디스플레이와 샤프 등 대만 업체로부터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구매량을 늘릴 예정이다. 중국 업체가 LCD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을 끝으로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서 삼성전자는 LCD 공급망을 재정비해야 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첫선을 보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인 '네오 QLED' TV 등 프리미엄 TV 라인업에 필요한 LCD 패널을 대만 AUO와 샤프, LG디스플레이 등에서 공급받을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시장에서 철수하면 AUO 비중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선 AUO를 견제할 패널 공급사가 필요하다. 샤프는 지난해 4년 만에 거래를 재개했지만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뒤 삼성전자와 거래를 중단한 바 있어 리스크가 여전하다.
때문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내년에 LG디스플레이의 대형 LCD 물량을 큰 폭으로 늘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내년에는 올해 물량으로 알려진 수십만대의 5배를 웃도는 400만대 대형 LCD를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납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CD 패널 품질에서도 삼성전자는 중화권 업체보다 LG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공상시보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AUO와 이노룩스, 샤프 등 대만 업체 패널 구매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지난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내년 AUO 물량은 1000만대, 샤프 물량은 500만대로 예상됐다. 샤프의 추정치 500만대는 올해 수십만대에서 크게 뛴 수치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내년 TV 출하량 목표를 4400만~4500만대로 잡고, TV 패널을 5300만대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년 TV 출하량 계획은 올해 수정된 목표(4400만대)와 비슷하지만, 패널 물량은 올해보다 10% 이상 많다.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4주 이상으로 늘었고, 공급망 차질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공상시보가 인용한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TV 패널 물량 5300만대 중 절반 이상은 CSOT와 BOE 등 중국 업체가 공급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내년 삼성전자 LCD TV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을 2%로 예상했지만, 국내 업계에선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을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국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대형 LCD 패널 400만대를 조달하려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함께 공급받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대형 LCD와 대형 OLED를 함께 공급하고, 대형 OLED도 장기 공급하는 방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를 채용하더라도 내년과 내후년 2년만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LG디스플레이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내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라인업은 미니 LED 제품인 네오 QLED TV 300만대, OLED TV 200만대로 잠정 결정됐다. 여기서 OLED TV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닷(QD)-OLED와, LG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인 화이트(W)-OLED 물량을 모두 더한 수치다. QD-OLED TV는 50만대, W-OLED TV는 150만대다. 잠정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W-OLED 패널 200만대를 공급받아 W-OLED TV 150만대를 출하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공급물량과 가격을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합의하면 최종 결정권을 가진 삼성 사업지원TF 승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