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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자인하우스 업계에 '대형 연합전선' 구축될까?

세미파이브, 하나텍 인수합병…DSP간 M&A는 처음 하나텍, 코아시아와도 협력 관계…3社 역량 합쳐질 가능성

2021-12-16     장경윤 기자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거세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의 공식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인 세미파이브가 하나텍 M&A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이를 시작으로 양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디자인하우스 업체를 아우르는 대형 연합전선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은 인수합병(M&A)와 협력관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 파운드리의 공식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인 세미파이브가 또 다른 DSP 업체 하나텍과 M&A 계약을 체결했다. 세미파이브가 하나텍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DSP간 M&A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미파이브는 조명현 대표와 미국 반도체 스타트업 사이파이브(SiFive) 창립멤버들이 만든 디자인하우스다. RISC-V(리스크파이브)를 활용한 칩 설계가 주력 사업이다. 하나텍은 삼성전자 출신 이재만 대표가 지난 2014년 설립한 디자인하우스다. 삼성전자 DSP에는 2019년 선정됐다. 수백 건 이상의 ASIC(주문형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14nm~5nm의 첨단 공정 개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M&A를 통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세미파이브는 하나텍의 반도체 설계 역량을 활용하고, 하나텍은 세미파이브가 보유한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통해 고객사가 원하는 칩을 보다 원활하게 구현할 수 있다.

반도체 설계 인력 확충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현재 국내 주요 디자인하우스 업체의 인력은 100~200명 수준으로, TSMC의 주요 파트너(VCA) 디자인하우스업체인 GUC가 500~600명가량의 인력을 갖추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다. 이에 DSP 업계에서도 GUC에 준하는 규모와 역량으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미파이브와 하나텍의 M&A는 국내 주요 디자인하우스업체 간의 대형 연합전선을 구축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나텍은 올해 초 DSP 업체인 코아시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형 시스템반도체 수주를 위한 협력 모델을 형성한 바 있다. 양사의 협력 체계는 세미파이브의 하나텍 인수 뒤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세미파이브는 자연스럽게 코아시아와도 협력 관계를 맺게 될 전망이다.

세 업체 간 연합전선이 형성되면 인력은 500~600명(세미파이브 약 160명, 하나텍 약 100명, 코아시아 약 300명)으로 GUC와 비슷해지며, 신규 엔지니어와 기타 협력관계를 고려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디자인하우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고 최첨단 반도체 제작에 뛰어드는 팹리스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디자인하우스에 대한 기술적 요구사항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이 M&A를 적극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SP 업체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올해 7월 시스템 반도체 설계업체 파인스를 인수해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 회사는 향후에도 M&A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TSMC의 국내 유일 VCA 업체인 에이직랜드 또한 내년 특정 업체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