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홈 허브 시장…1년새 10% 출하량 증가
출하량 매년 증가하지만 반도체 공급난이 발목
국내 사용자는 언어의 장벽도 넘어야
2021-12-21 이상원 기자
스마트홈 허브(Smart Home Hub, 스마트스피커와 스마트디스플레이를 총칭) 시장이 저가형 기기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계속되는 반도체 공급난과 영어에 편중된 언어지원 등은 극복과제로 꼽힌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스마트스피커와 스마트디스플레이의 합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한 3930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디스플레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3분기 스마트디스플레이는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한 1120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스피커는 같은 기간 7%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디스플레이는 구글의 네스트허브, 아마존의 에코쇼 2세대, 바이두의 시오두 자이지아 1세대 순이다. 스마트스피커는 구글의 네스트미니, 애플 홈팟미니, 아마존 에코닷 4세대 순이었다.
가장 큰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미국은 스마트홈허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3분기에는 중국이 글로벌 시장의 30~40%를 차지했다.
스마트홈허브는 10만원 이하 중저가형 제품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는 "애플이 스마트스피커 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다른 회사들은 50~99달러(약 5~11만원)의 보급형 및 49달러(약 5만원) 이하의 초저가형 제품 위주로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경우 지난 2017년 스마트스피커 홈팟을 출시했지만 349달러(약 41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3월 홈팟을 단종한 뒤 경쟁사들과 가격을 맞춘 99달러(약 11만원)의 홈팟미니를 출시했다.
스마트스피커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피커다. 스마트디스플레이는 터치 가능한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제품이다. 스마트디스플레이는 태블릿과 유사하지만, 앱을 통한 소프트웨어 지원보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TV나 냉장고, 컴퓨터 등 가전 기기들을 제어하는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스마트스피커와 스마트디스플레이는 '스마트홈허브'라고도 불린다.
국내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의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홈허브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리스크도 있다. 대표적인 게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다. 젝 나카타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 수석 산업분석가는 "운송 및 물류, 부품 부족,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변종 문제 등이 시장에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며 "최소한 2023년 이전까지는 시장 성장세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언어의 장벽도 넘어야할 문제다. 이번 통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스마트스피커 5종 모두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인공지능(AI)이 영어보다 한국어를 처리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스피커 사용자의 만족도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49%밖에 안 된다"며 "한국어에 대한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 개발이 영어보다 더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