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S홀딩스, FMM '올인' 모드
유상증자·주식처분 등 두달여간 600억원 조달
"중소형·마이크로 OLED FMM 사업 집중" 관측
2021-12-27 이기종 기자
APS홀딩스가 FMM '올인' 모드에 들어갔다. 최근 두어달간 모집한 자금 600억원 대부분을 OLED 증착에 필요한 FMM 사업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APS홀딩스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최근 두어달간 600억원 규모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APS홀딩스는 지난달 중순 자기주식 처분(교환사채 발행)으로 186억원, 넥스틴 지분(40만주) 매각으로 206억원, 지난주 유상증자로 200억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모두 합하면 600억원가량이다.
APS홀딩스는 이렇게 확보한 600억원을 FMM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FMM은 적(R)녹(G)청(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물을 증착할 때 사용하는 얇은 금속 마스크다. APS홀딩스에서는 FMM 사업을 전담하는 APS머티리얼즈가 중소형 OLED와 마이크로 OLED용 FMM을 개발하고 있다. 두 분야 모두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APS홀딩스의 600억원 조달은 회사 재정상황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APS홀딩스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업체 AP시스템에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로 설립된 첫해인 2017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내리 적자(연결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기준(5000억원 이상)에 따라 지주회사 지정에서 제외됐다.
APS홀딩스가 중소형 OLED와 마이크로 OLED용 FMM을 양산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스마트폰 패널 양산 등에 사용하는 중소형 OLED용 FMM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과 토판이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APS홀딩스는 성능 또는 가격으로 이들 업체 제품을 넘어서야 한다. 또 마이크로 OLED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구현을 위한 1인치 미만 '마이크로디스플레이'(Microdisplay) 유력 기술로 주목받지만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이크로 OLED는 아직 개발 중인 기술이다.
마이크로 OLED용 FMM 개발과 관련해 APS홀딩스는 현재 애플 등 해외 IT 대기업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OLED 등을 적용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시장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지만 애플과 메타(옛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 대기업이 모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 OLED용 FMM 분야에서 APS홀딩스 경쟁사는 미국 이매진(eMagin)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매진도 애플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S홀딩스는 지주회사 지정에서 해제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익은 6억원 흑자(개별기준)다. 회사 내부에서는 올해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APS홀딩스가 지난해 11월 APS머티리얼즈를 설립한 것도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한다. 당시 APS홀딩스는 "신설법인(APS머티리얼즈)이 FMM 생산라인을 구축 중인 천안에서 사업을 전담해 사업 진행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PS홀딩스는 지난 1월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기준에 따라 지주회사 지정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AP시스템과 디이엔티 등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APS홀딩스 매출은 개별기준 45억원(영업손실 103억원), 연결기준 253억원(영업손실 109억원)이었다. 장비제어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70%로 가장 크다. 이외에 부동산 개발, 장비·부품 가공정밀, FMM 사업 중 FMM 매출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