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화학 사장 “전지부문 500% 성과급 이례적 아냐”

SK이노베이션 원칙대로 대응할 것

2019-05-02     이수환 기자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부문장(사장)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제소에 대해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연초 전지부문에 지급한 월 기본급의 최대 500% 성과급은 원래 주던 것이고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김 사장은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LG화학은 4월 30일 SK이노베이션이 핵심인력 채용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는 수입 전면 금지도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력직으로의 이동은 당연히 처우 개선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한 이동이고 당사자 의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문제 제기,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함에 따른 국익 훼손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의 높은 보상체계가 LG화학 인력이 대거 이동한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적자인 배터리 사업 인력을 포함해 월 기본급의 8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LG화학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연초 전지부문에 월 기본급의 최대 500%를 성과급으로 줬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 연봉이 정유업계 가운데서도 상위권이라 LG화학이 성과급만으로 격차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 사장이 이례적인 성과급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동안 기초소재부문의 연봉이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사기 진작 차원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제소가 내부 직원 단속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과급 지급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경력직 모집에 다수의 LG화학 연구원이 지원하자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사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 연구원을 중심으로 이탈자가 많아지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내부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