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초대형 고객사 또 확보...글로벌기업 A사에도 FC-BGA 공급
지난달 공시한 FC-BGA 투자 관련 대형 고객사 유치
삼성전기, FC-BGA 고객사 다변화...서버용 납품도 기대
부산사업장은 병목공정 해소로 생산능력 확대 계획
2022-01-05 이기종 기자
삼성전기가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를 클라우드서비스 분야 글로벌 기업 A사에 납품한다. A사는 서버 프로세서를 자체 설계하기 때문에 삼성전기는 FC-BGA에서도 하이엔드 제품인 서버용 FC-BGA 납품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글로벌기업인 A사를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새 고객사로 확보했다. FC-BGA는 FC 방식 반도체 기판 중에서 서버·PC용 CPU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FC-칩스케일패키지(CSP)는 스마트폰 AP에 주로 적용한다. FC-CSP보다는 FC-BGA, 그리고 FC-BGA 중에서도 PC용보다 서버용이 고부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3일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설비·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8억5000만달러(약 1조1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이곳의 주요 고객사가 A사와 글로벌 CPU 제조사인 B사다. B사는 삼성전기 FC-BGA 사업의 기존 주요 고객사이고, A사는 삼성전기가 이번에 확보한 새 고객사다.
A사와 B사는 삼성전기 베트남 FC-BGA 생산라인에 합작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투자하는 FC-BGA 생산라인에서 두 회사의 비중은 각각 절반씩이다.
삼성전기는 A사와 거래하면서 FC-BGA에서도 고부가 제품인 서버용 FC-BGA 납품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A사는 서버 프로세서를 자체 설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A사는 계열사를 통해 지난 2015년 ARM 기반 칩 설계업체를 인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2018년부터 자체 서버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그간 주력 고객사였던 B사에는 PC·네트워크용 FC-BGA를 주로 납품해왔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투자하는 B사용 생산라인에서도 PC·네트워크용 제품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B사의 서버용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등이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사업장에 8억5000만달러를 내년까지 순차 투자한다. 투자를 내년까지 집행하는 것은 코로나19 지속으로 원자재·장비 수급이 원활치 않아 변수가 많아서다. 최근 장비업체도 원자재 수급난을 겪고 있어 수요 급증에도 장비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애플에도 지난 2020년부터 애플 독자 PC 프로세서 M1용 FC-BGA를 납품하고 있다. 애플도 PC 제품에 자체 M시리즈 적용을 늘릴 계획이다. 애플에 M1용 FC-BGA를 공급하는 업체는 삼성전기와 이비덴,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다.
동시에 삼성전기는 해외 글로벌 고객사에 납품할 또 다른 FC-BGA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해당 고객사에 PC용 FC-BGA를 납품하지만, 장기적으로 서버용 FC-BGA 납품까지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기의 FC-BGA 연 매출은 50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A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삼성전기의 FC-BGA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FC-BGA 주력 생산기지인 부산사업장은 병목공정 해소 등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버·네트워크용 FC-BGA는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부족하다. 기술 진화로 FC-BGA 면적이 커지고 층수가 높아지면서 면적으로 따지는 FC-BGA 생산능력이 줄어들고 있다. 기술 난도가 올라가면서 생산수율도 떨어졌다. 전세계에서 FC-BGA 양산업체는 이비덴과 삼성전기 등 10여곳에 불과하다.
FC 방식 반도체 기판은 칩에 솔더를 붙이는 범핑 작업을 거치고, 이를 뒤집어서(플립칩) 기판에 연결한다. FC 방식은 전선(와이어)으로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기존 와이어 본딩보다 칩-기판 사이 거리가 짧아 전기신호 손실이 작고 입출력(I/O) 단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