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전기차공장 어디에 지을까?…앨라배마·조지아 外 테네시도 검토

앨라배마·조지아 기존 공장 있지만 노동력 부족이 문제 테네시는 주요 완성차 및 현대차 주요 협력사 공장 위치

2022-01-13     양태훈 기자
현대차
미국 내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을 추진 중인 현대차가 투자계획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공장 후보지로는 기존 생산라인이 있는 앨라바마, 조지아에 이어 테네시가 거론된다. 다만 미국 행정부의 세제혜택 요건이 변수다. 바이든 행정부가 노조를 둔 자동차 회사에만 4500달러의 추가 공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해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3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안에 '썬벨트'로 불리는 미국 남동부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는 신규 투자를 추진한다. 현재 최종 후보지와 투자 규모 등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공장이 위치한 앨라배마(2005년 준공)와 조지아(2010년 준공)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방안부터 테네시 등 새로운 지역에 신규 법인과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썬벨트 지역은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공업지역)와 달리 노조 문화가 없어 현대차가 신규 전기차 공장을 짓는 데 유리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노동자 우선 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무작정 무노조 공장운영에 나서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현대차 내부적으론 일단 앨라배마, 조지아 중 한 곳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서는 테네시 등 다른 지역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테네시는 미시간, 오하이오에 이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 중 하나로 꼽힌다. 닛산, GM,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시설은 물론 한국타이어, 성우하이텍, 에스엘, 한화큐셀, 덴소, 브리지스톤, 말레 등 현대차 협력사의 생산공장도 위치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앨라배마에 이은 신규 생산공장 투자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현대차가
현대차 협력사 한 관계자는 "미국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인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가 앨라배마나 조지아 중 한곳에 증설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앨라배마나 조지아 모두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공장투자로 인해 공장에서 일할 근로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상대적으로 근로환경이 좋은 테네시에 현대차가 투자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실제로 포드 등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같은 이유로 테네시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 건설을 확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미 행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을 고려해 초기 투자는 기존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미국 시장에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를 포함해 전기차 7종을 출시한다는 전략을 세운 만큼 신규 법인 설립 및 공장건설보다 기존 공장에 대한 투자가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전미자동차노조에 가입된 업체에만 추가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하는 상황에서 실익을 고려하면 기존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하는 게 현대차에 유리하다고 본다"며 "현재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내 전기차 침투율은 3% 정도인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낮은 현대차로선 대규모 투자는 굉장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는 조만간 구체적인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계획을 확정·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는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했을 당시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여기에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