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티앤이코리아 대표 "수소사업 본격화...올해 매출 100억원 돌파"
국내외 대기업과 다양한 수소 프로젝트 진행 예정 친환경 에너지솔루션 기업 도약 목표...2024년 IPO 추진
Q. 먼저 회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티앤이코리아의 티앤이는 '터보 앤드 에너지(Turbo aNd Energy)'의 줄임말입니다. 터보 관련된 기술을 가지고, 에너지 절감이라든지 에너지 회수 등의 분야에 기여를 해보자고 생각해서 창업하게 됐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티앤이코리아의 초기 창업 멤버는 삼성항공(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출신들로 이전에 뉴로스라는 회사에 창립멤버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삼성항공에서 군사용 무기체계에 들어가는 엔진을 개발하다가 터보 냉동기를 갖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뉴로스라는 회사를 만들었죠. 그런데 막상 사업을 해보니까 시장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시장 조사를 다시 했고, 시중에 해외 제품을 수입해 판매 중인 수처리용 기어 증속 방식의 터보 블로어가 있었습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공기베어링 방식의 고속 터보 블로어를 충분히 우리 기술로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보였어요. 그래서 2년 만에 국산화에 성공하고, 2006년에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저는 뉴로스에서 북미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맡아 캐나다 현지 조인트벤처(JV)를 세우는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전체적으로 사업도 잘 풀렸습니다. 결국에 상장까지 가는 성과도 냈죠.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상장 이후, 내부적으로 사업 방향 및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대한 고심이 깊어졌습니다. 당시 뉴로스 연구소장을 맡은 김경수 박사(현 티앤이코리아 부사장)와 미래 아이템에 대해 정말 많은 토론을 했습니다. 그리고 소형 터보 블로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죠. 그게 2014년도의 일이었습니다.Q. 티앤이코리아 창업 이후 주목한 신시장이 궁금합니다.
A. 티앤이코리아의 초기 창업 멤버가 뉴로스에서 마지막으로 개발한 아이템이 넥쏘형 공기 압축기였습니다. 물론 뉴로스를 퇴사하고, 저희는 넥쏘향 공기 압축기나 뉴로스와 관련된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티앤이코리아는 소형을, 뉴로스는 대형을 중심으로 공기 압축기 사업을 했죠. 그런데 3~4년 정도가 지나니까 겹치는 시장이 생기더군요. 그런 과정에서 주목받은 게 수소차 시장입니다.
티앤이코리아는 한국보다는 중국의 수소차 시장에 주목했습니다. 뉴로스가 국내 대형 부품사(H사)와 넥쏘향 제품을 공급 중이었기 때문에 티앤이코리아는 중국 상용 수소차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죠. 중국 상용 자동차 시장에서 티앤이코리아가 개발한 공기 압축기에 대해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렇게 고객사와 긴밀히 사업을 논의하다가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오면서 프로젝트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사실상 중국 프로젝트는 끝난 셈이죠.Q. 아쉬움이 많겠습니다.
A. 정말 많죠. 작년에 보니까 중국에 이미 수소차용 공기 압축기를 개발·제조하는 회사들이 여럿 생겼더라고요. 티앤이코리아 제품을 벤치마킹한 기업들인데, 경쟁사가 늘어난 거죠. 한 3~4개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격 경쟁력을 고려할 때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티앤이코리아는 지난해 수소연료전지용 산소공급장치 글로벌 전문업체 도약이라는 새로운 사업 목표를 세우고, 북미와 유럽, 남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현재 티앤이코리아는 환경·수처리용 터보 블로어 사업에서 90%가량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수소를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자동차 및 UAM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하고자 합니다.Q.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요?
A. 수소차나 수소 UAM 외에도, 티앤이코리아가 최근 관심을 많이 가지는 사업은 발전용 SOFC 분야와 친환경 히트펌프를 사용하는 냉난방 분야입니다. 이미 방산 업체 퍼스텍과는 전투기 부품 국산화에 필요한 전자장비 냉각기 개발을 진행 중으로, 국내 기술로 만든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티앤이코리아가 개발한 냉각 터빈이 사용됩니다. 친환경 히트펌프는 유럽에서 시범 운전을 진행하며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티앤이코리아는 수소를 활용한 발전 시장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수소차는 아무래도 승용차보다는 상용차용으로 더욱 적합하고, 또 승용차 시장에서는 아직은 현대자동차 외에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는 지난해 수소발전과 관련된 업체들과 이미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국내 대기업과는 미국에서 진행할 SOFC 관련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기로 업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북미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캐나다에 있는 법인도 차후에 미국으로 옮길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수소차 시장을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현대차가 내년(2023년)에 3세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차세대 넥쏘 차량 등의 출시를 준비 중인데 열심히 대응하고 있습니다.Q. 최근 국내 대기업과 UAM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A. 우선 티앤이코리아는 UAM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자동차보다 적용의 필요성은 크지만, 기술적 난이도와 제약조건이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UAM은 효율적 비행을 위한 무게 절감 및 고도의 복잡다단한 운영 시스템이 요구되어 내부 공간이 협소합니다. 예를 들어 1인승 UAM 기체에 필요한 수소연료전지를 만든다고 했을 때 고출력화는 물론 소형/경량화도 고려해야 합니다. 즉, 티앤이코리아가 잘하는 소형 공기 압축기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국내 대기업과는 그런 부분에서 협력할 계획입니다.
Q. 사업적인 성과도 궁금합니다. 작년 목표가 매출 100억원 달성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A. 사실 지난해(2021년) 저희 내부적인 목표는 100억원 돌파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9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는 100억원은 가볍게 넘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2024~2025년에는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도 고려 중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기대됩니다.
작년에 티앤이코리아에 투자한 P사가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고, 또 생산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서의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티앤이코리아가 단순히 어떤 기계를 만드는 제조사가 아닌, 터보기술을 통해 미래 환경에 기여하는 업체로 인식됐으면 좋겠습니다. 티앤이코리아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수소차부터 수소 UAM, 수소 발전소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환경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외 업체들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