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RFPCB 시장 재편...뉴프렉스 '미소'
RFPCB 사업서 삼성전기 철수·대덕전자 축소 영향
에스아이플렉스·인터플렉스·뉴프렉스 물량 확대
단가 인하로 수혜 제한...뉴프렉스는 생산량 '껑충'
2022-01-18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RFPCB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기가 철수하고 대덕전자가 사업 규모를 축소하면서 다른 협력사에 돌아가는 RFPCB 물량이 늘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RFPCB 단가 인하로 이들 업체 수혜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간 RFPCB 생산량이 적었던 뉴프렉스는 상대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경연성회로기판(RFPCB) 시장이 재편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RFPCB 시장을 이끌어왔던 삼성전기가 지난해 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대덕전자가 사업 규모를 축소하면서 나머지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로 관련 물량이 넘어가고 있다. RFPCB는 단단하고 휘는 부분이 섞인 FPCB를 말한다. 이미지센서를 고정하고 렌즈 이동에 따른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RFPCB 물량이 늘어난 업체는 에스아이플렉스(비상장사)와 인터플렉스, 뉴프렉스 등이다. 이들 업체는 모두 RFPCB 물량이 늘었지만 온도차가 있다.
몸집이 상대적으로 큰 에스아이플렉스와 인터플렉스는 생산라인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해소, 규모 경제 실현 이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RFPCB 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생산량이 많아져도 유의미한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RFPCB 사업 수익성에 큰 변화가 온 시기는 2년여 전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사양이 강화되고 모듈 가격이 덩달아 오르자 당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RFPCB 가격을 큰 폭으로 깎으면서, 카메라 모듈 업체에 모듈 단가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동일 사양 카메라 모듈에 대한 일종의 표준화도 진행되면서, RFPCB 가격도 이후 변화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카메라 모듈 업체별, 스마트폰 모델별로 RFPCB 가격이 각각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 사양을 적용한 카메라 모듈 등장 등으로 지난해 RFPCB 가격은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수익을 남기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에스아이플렉스와 인터플렉스 등은 제품 믹스를 고려하면 굳이 카메라 모듈 RFPCB 생산량을 늘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인터플렉스는 삼성 스마트폰에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인 디지타이저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실적 개선에 유리하다. 디지타이저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에 들어가는 스타일러스(S펜) 인식용 격자 형태 FPCB다.
반면 뉴프렉스는 RFPCB 시장 재편을 반기고 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뉴프렉스는 지난해 공장 가동률이 크게 오르고, 올해는 회사 생산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RFPCB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프렉스의 FPCB 생산실적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각각 38만제곱미터, 41만제곱미터였는데 지난해는 3분기 누적으로 39만제곱미터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생산량은 전년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RFPCB 물량이 늘었지만 뉴프렉스가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RFPCB 시장 재편에 따른 뉴프렉스 수혜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RFPCB 가격이 소폭 오른 것도 여러 FPCB 업체가 '이 가격으론 더 이상 생산이 어렵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주 기판(HDI)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경성기판(RPCB) 업체 디에이피는 코리아써키트와 함께 삼성 스마트폰 HDI 물량을 넘겨 받았지만 지난해까지 생산능력을 수년째 늘리진 않았다. HDI 시장에선 삼성전기에 이어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이수엑사보드) 등이 차례로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