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포드, 유럽 배터리 합작사 추진…4조원 이상 투자

터키에 44GWh 규모로 건설 고성능 전기차 60만대 생산 분량

2022-01-20     이수환 전문기자
SK이노베이션(SK온)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유럽에 전기차(EV)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터키가 가장 유력하다. 연산 44기가와트시(GWh) 규모다. 이는 주행거리 500Km 이상의 고성능 전기차 6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양사는 이르면 상반기 내에 투자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터키 공장은 18개 생산 라인으로 구성됐다. 배터리 셀 가로의 길이가 300mm 내외인 단폭, 600mm 내외인 장폭 셀을 모두 만든다. 이는 F-시리즈와 같은 픽업트럭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 밴(Van)과 같은 상용차 등 다양한 플랫폼에 배터리를 적용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순수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지난해 9월 미국에 114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합작사 블루오벌SK(BlueOvalSK)를 통해 연산 129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게 골자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각각 공장을 짓는다. 이번 유럽 투자 규모는 미국의 절반 이하다. SK 헝가리 코마롬과 이반차 공장에서 일부 배터리 조달이 가능하고, 현지 정부의 보조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포드 완성차 공장이 마련된 곳이다. 티어1(1차 협력사)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현대차‧기아도 진출해 있다. 포드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관계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포드의 유럽 배터리 투자 규모가 한층 확대될 수 있다"며 "유럽엔 SK넥실리스(동박),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등 SK 계열사의 배터리 핵심소재 조달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SK-포드의 유럽 투자 규모가 미국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포드는 오는 2030년까지 총 240GWh 규모의 배터리를 확보해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다. 이 가운데 140GWh는 미국, 나머지는 유럽과 중국 등에서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SK와 유럽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이유다. SK는 이달 헝가리 이반차와 중국 옌청 배터리 공장 투자를 시작한다. 이반차 공장은 연산 30GWh, 옌청 공장은 33GWh 규모다. 각각 2조7000억원, 3조원이 투자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