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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톺아보기] 폴더블폰의 뼈대, 힌지 만드는 'KH바텍'

삼성전자 폴더블폰용 힌지 공급업체 '피처폰 내리막'에 고전하다 폴더블폰 시장 확대에 '수혜'

2022-01-19     이상원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등장은 부품업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피처폰 시대가 급격히 막을 내리면서 실적악화에 시달리던 회사들이 다시금 부상하기로 한다.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 관련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폴더블폰의 매력은 바형 스마트폰과 비슷한 휴대성으로 더 넓은 화면을 제공하는데 있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펴기 위해 화면이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힌지 기술이 사용됐다. 힌지는 두 패널을 연결할때 사용하는 경첩을 말한다. 폴더블폰을 열고 닫을 때 중심 축이 된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인체의 중심을 잡는 척추에 해당하는 부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해왔다. 작년 출시한 갤럭시Z플립3·폴드3은 세계 최초로 방수를 지원한다. 일반적인 바형 스마트폰보다 구조가 복잡한 폴더블폰에 방수를 적용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바형 스마트폰은 제품 내부에만 물이 스며들지 않게 만들면 되지만, 폴더블폰은 폰이 접히도록 구동하는 '힌지'가 물에 닿아도 부식되지 않아야 하고, 힌지를 통과하는 배선 쪽으로도 물이 유입되지 않아야 한다. 그만큼 정교한 기술과 복잡한 설계가 요구된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힌지는 KH바텍이 공급한다. KH바텍은 2019년부터 삼성전자에 폴더블폰용 힌지를 공급해왔다.

KH바텍이 삼성전자에 힌지를 공급할 수 있었던건 삼성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KH바텍을 제외하면 삼성의 선택지가 많지 않은 탓도 크다. 핸드폰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많은 부품 업체가 업종을 변경하거나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KH바텍은 투자를 늘렸다. 2013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줄곧 감소해왔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구미 3공장, 2018년 베트남 박닌, 하노이 공장에 이어 2019년 초 인도 공장을 준공했다. 

KH바텍은 본사를 포함한 구미에 1~3공장, 중국 천진·혜주, 인도 그레이터노이다에서 힌지를 포함한 정밀기구 제품을 생산한다. 안산, 베트남 하노이·박닌 공장에서는 경연성회로기판(FPCB)을 생산한다. 2021년 기준 공장 가동률은 46%다.

KH바텍의 첫 공장은 구미에 지어졌다. 남광희 KH바텍 대표는 1992년 KH바텍의 전신인 금호를 설립했다. 가전, 휴대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IT) 부품을 제조했다. 당시 접고 펴는 피처폰이 주류였던 만큼 KH바텍도 힌지 등 핸드폰에 사용되는 다양한 부품을 공급했다.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은것도 이 무렵이다. KH 바텍은 1990년대 중반부터 삼성전자에 모바일용 힌지를 공급해왔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위기도 빠르게 찾아왔다. 휴드폰 시장의 주류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하면서 기존 부품 매출도 감소했다. KH바텍은 2013년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인 82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출이 하락하며 2018년 16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반등은 2019년부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내놓기 시작하면서다. 설립 초기부터 삼성전자에 힌지를 공급하며 신뢰를 구축해온 KH바텍은 충분한 생산량을 바탕으로 2019년 삼성전자에 힌지를 단독 공급했다.

삼성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을 매년 늘려가면서 회사의 이익도 커졌다. KH바텍은 2020년 매출액 1850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2021 예상 매출액은 345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KH바텍이 매출액 4900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변수는 경쟁사와의 물량 비중이다. KH바텍은 2019년 삼성전자에 힌지를 단독 공급했지만, 2020년에는 에스코넥도 삼성전자에 힌지를 공급했다. KH바텍은 폴더블용 힌지가 매출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쟁사와의 구체적인 물량 비중은 알려지지 않았다.

폴더블폰의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이 약 1700만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보다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여전히 폴더블폰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겟지만 중국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며 점유율은 85%에서 74%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