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쌍용차 인수완료 후 글로벌 합작사 설립하겠다”
“일본, 미국, 유럽, 인도 현지업체들과 합작사 설립 논의 중” “2025년 30만대, 2030년 50만대의 전기차 판매 추진"
Q. 쌍용차 인수가 이제 9부 능선을 넘은 것 같다. 에디슨모터스가 그리는 청사진이 궁금하다.
A. 쌍용자동차가 한 20만대 이상 팔리면 손익 분기점(BEP)가 된다. 2025년에 30만대 2030년대 50만대를, 내연기관하고 전기차를 반반 정도씩 판매하면 연 이익 14~18%의 흑자 회사가 된다. 그리고 또 내연기관에는 하이브리드를 도입해서 2025년에 한 5만대, 2030년10만대 정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내연기관 비율이 저절로 줄어들면서 친환경 비율이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미국에 리비안이라는 회사가 있다. 작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전기차 150대 팔아서 시총이 180조원까지 올라갔다. 우리나라 대기업 자동차 회사보다 시가총액이 2배 이상 높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해서 올해 전기차도 생산해서 판매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즈음 리비안을 확실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쌍용자동차가 우리한테 인수되어 쌍용자동차를 전기자동차 회사로 만들어 2025년에 30만대, 2030년에 50만대를 만들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전동화 관련 우수한 기술력이 있다. 지금 쌍용자동차 이모션의 차체 부분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부분을 변경해서 배터리 용량을 61㎾h에서 88㎾h로 늘리는 방안도 이미 마련했다. 307km 가는 차를 1충전 주행거리 450㎞로 늘릴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폭스바겐의 MEB나 현대차의 E-GMP와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대한 설계를 3년 전에 끝마쳤다. 엑셀이나 조향장치만 있으면, 곧바로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우리가 가진 기술과 쌍용자동차의 설비와 구조 등을 갖고, 서로 협업하면 쌍용차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발전시킬 수 있다.Q. 대표적인 핵심 기술을 꼽자면?
A. MSO(Maximum Slot Occupation) 코일 모터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130㎾, 160㎾, 320㎾로 설계해서 제작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휠 베이스가 긴 체어맨 무쏘 렉스턴의 경우 1회 충전으로 550~8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생산도 가능하다. MSO 코일은 기존 모터 코일의 효율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일반적인 모터들에 비해 2~7% 향상된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고, 대형 버스나 트럭에 사용하는 디스크형 MSO Coil Motor의 경우 동급 대비 2배 이상 토크를 낼 수 있다. 순수 국산 기술로 설계하여 제작되는 세계 최초의 차세대 모터 기술이다. 에디슨모터스는 4년 전부터 생산기술연구원과 협력해 이를 개발했고, 2019년 말에 다이나모 테스트 등을 거쳐 개발을 완료했다.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에 들어가는 모터의 주요 부품들을 호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역설계를 통해 올해 4월 양산(320㎾)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MSO 코일은 일반 모터로도 쓸 수 있지만, 발전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소재를 구리에서 알루미늄 합금으로 바꾸면, UAM이나 드론 등의 비행체용 모터로도 쓸 수 있다. 현재 창원 쌍용차 공장에서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MSO 코일이 본격적으로 양산되어 전기차에 탑재되면, 주행거리 문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MSO 코일 기술 하나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일단 버스용 모터 생산을 시작해 이후 승용차, 드론, 선박, 비행체 등에 들어가는 모터와 발전용 모터로 개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Q. 생산량을 늘리려면 별도의 전기차 전용 생산설비가 필요한 게 아닌가?
A. 꼭 그렇지는 않다. 쌍용차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한 생산능력을 조사해봤다. 현재 멈춰있는 3라인에 설비를 구축해서 세 가지 차종을 혼류 생산하는 방식으로 240시간 기준 1년에 19만2000대 생산(2교대)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3교대로 하면 30만대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시설을 갖추는데 건물, 토지 등의 시설비를 제외하면 1000억원이면 충분하다.
쌍용자동차의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데 필요한 설계 변경(하체 샤프트 부분 등)이나 생산설비 조정(장비 교체 등)에 대한 조사도 해봤다. ‘61kWh 배터리 팩을 장착한 E100을 88kWh 배터리 팩을 장착한 E100으로 제조하기 위해 차체의 하부를 제조하기 위한 생산설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100억원이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더불어 현재 에디슨모터스의 전기 차종이 6개 정도 된다. 쌍용차에서 2~3종, 에디슨EV에서 1~2종을 출시하면, 올해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다. 테슬라가 세미트럭을 내겠다고 3년 전부터 공언했는데, 아직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테슬라는 승용차와 SUV에 원통형 셀을 이용한 배터리 팩을 장착한다. 원통형 셀은 100㎾h 이하의 완속 충전 시 배터리 사이클(충·방전)이 2300 cycle 정도다. 승용차나 SUV는 1년 주행거리가 1~3만㎞ 정도다. 그런데 대형 전기 트럭이나 전기버스는 연간 10만㎞ 이상 주행을 한다. 거기에 300kW급 급속충전은 필수다.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의 경우, 300㎾로 급속충전을 한다. 테슬라는 100㎾ 이상 급속충전 시스템이 없다. 300kW 급속 충전하면서 10년에 100만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기술이 없기 때문에 테슬라 세미트럭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300kW 급속충전 시스템을 갖췄다. 15분 정도 충전을 하면, 40~50% 정도의 충전이 가능하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어디서든 하루 1000km까지도 주행할 수 있다. 우리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탑승 시 총 중량 15톤)를 출시했다. 배터리 팩 용량(348㎾h)에 1회 충전으로 475㎞를 주행할 수 있는 고속도로 주행 가능한 전기버스다. 대형 전기버스나 전기 트럭을 기준으로 볼 때 에디슨모터스의 전동화 기술은 테슬라를 이미 추월했다. 배터리 팩 제조는 물론 배터리 팩을 관리하는 스마트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와 Level 3로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전기버스를 이미 2대 제작하여 국토부 임시허가를 득하기 위해 화성 시험기관에서 테스트 중이다. 우리가 만든 자율주행 전기버스는 KT의 5G 통신망을 활용해 V2X(차량사물통신) 기술로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런 실력이면, 쌍용차 임직원들이 협조만 해준다면, 1~2년 내 회생시키는 건 물론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본다.Q. 테슬라보다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자신하니 궁금해진다. 테슬라를 넘어설 비책이 있나?
A. 우선 에디슨모터스는 자체적인 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제어와 관련해서는 모터, 배터리, 자율주행을 함께 제어할 수 있는 고성능 차량 제어 유닛(VCU)을 개발 중이다. 쌍용차는 6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회사다. 여기에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기술이 합쳐지고, 생산량 목표(2025년 30만대, 2030년 50만대)를 달성하면 순이익률이 2025년에 13%, 2030년에 18%도 달성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우리가 쌍용차를 인수하면 생산설비 구축, 비용 절감, 부품 개발 인증과 시험 인증에 들어가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일례로 최고급 전기 세단(모델명 스마트S)에 대한 설계는 끝났다. 물론 쌍용자동차 하나로는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자동차와 같은 회사를 전 세계에 20개 정도 JVC로 설립할 생각이다. 방법은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과 합작사(JV)를 세우는 거다. 연간 30만~50만대를 생산하는 합작사를 세계 곳곳에 만들면 연간 600만~10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미 일본, 미국, 인도, 유럽에 있는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Q. 합작사를 통해 생산하는 차종은 모두 동일한가?
A. 아니다. 일차적으로 다양한 차종이 생산될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에디슨모터스가 설계한 독자적인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합작사에 디자인을 제공해 우리 차량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개념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원천 설계 기술 등을 갖고 있으니 일정 부분의 로열티(2.5% 내외)만 받을 생각이다. 이에 필요한 스마트플랫폼 설계도 이미 3년 전에 끝냈다. 일례로 에디슨모터스는 스마트플랫폼 기반으로 한 15인승 전기 밴을 이미 제작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드론, 개인용 비행기(PAV or UAM), 전기선박 등도 개발하고 있다. 당연히 쌍용차나 다른 합작사와도 협력할 생각이다.
Q. 쌍용차 인수를 완료한 이후, 브랜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A. 쌍용차 내부적으로 이전부터 '브랜드 변경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우리가 인수한 이후 사용할 브랜드도 이미 정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고, 에디슨 뒤에 ㅇㅇㅇ이 붙을 거다.
Q. 인수합병과 관련해 쌍용차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나?
A. 쌍용차 임직원 중에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합병 이후에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단연코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싶다. 본 계약에 '3년 동안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저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
다만, 성실히 근무하지 않고 태업하는 직원들까지 모두 함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에디슨모터스와 진심으로 힘을 합쳐서 테슬라, 폭스바겐, 토요타와 같은 회사를 넘어서는, 그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자동차 회사로 만들겠다'는데 공감하는 임직원이라면 무조건 환영이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 저항하는 분이라면 같이 갈 수 없다. 이건 분명하다. 우리가 합심하면 반드시 1~2년 안에 흑자를 낼 수 있다. 흑자를 내면 임직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급여인상이나 복지혜택 확대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 쌍용차 평택 부지 개발을 통해 얻는 수익도 회사 발전을 위해 쓰고, 대주주 몫의 나머지 이익금은 쌍용차 임직원과 협력사를 지원하고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