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산업, 美 신규공장 건설 추진...전기차 시장 확대 대응
공장 후보지로 앨라바마, 조지아 등 검토
PTC 히터 외 통합열관리 솔루션 개발에도 박차
2022-01-27 양태훈 기자
우리산업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맞춰 올해 미국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국내외 주요 고객사가 미국 내 신규 투자에 나서면서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게 이유다.
27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우리산업은 신규 미국 공장 후보지로 앨라바마와 조지아를 놓고 고심 중이다. 투자는 올해 안에 확정해 진행한다는 기조를 세웠지만,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가 신설을 추진 중인 전기차 전용공장 부지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산업은 최근 테슬라가 신규 공장 가동을 시작한 텍사스에 2004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바 있고, 올해 고객사들의 생산능력 확대를 고려한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앨라배마(현대차 공장 위치), 조지아(기아 공장 위치) 등에 신규 공장 투자를 계획 중인데, 이에 맞춰 우리산업도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산업은 2015년 설립한 차량 공조 시스템 전문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차, 기아, 테슬라, 리비안, 다임러, 스텔란티스 등으로, 차량 냉·난방 공조 제어를 위해 쓰이는 HVAC(Heating Ventilating Air Conditioning) 액추에이터, 클러치 코일,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히터 등을 생산한다.
핵심 제품은 전기차의 난방 장치로 쓰이는 PTC 히터다. 이는 온도 상승에 따라 저항이 증가하는 서미스터(Thermistor) 소자를 활용해 내연기관이 없어 난방이 어려운 전기차의 주력 난방장치로 사용된다. 매출 비중은 2020년 연간 실적 기준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하지만,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내연기관차→친환경차) 전략을 추진하면서 향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산업은 최근 PTC 히터에 이어 차세대 전기차용 난방장치인 통합열관리 솔루션 개발에도 나섰다. 이 솔루션은 전기차 구동 부품과 배터리 부품을 통합해 열을 관리하는 장치로, 냉매가 압축·응축·팽창·증발의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과 저온을 활용해 냉난방장치를 동시에 구동하는 방식이다. 효율성이 뛰어난 만큼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우리산업은 현대차 관계사인 현대위아와 통합열관리 솔루션 개발에 협력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삼방밸브(3WAY VALVE), 통합드라이버(Electronic Water Pump) 등의 각종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부품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의 전기차는 차량의 실내 난방과 파워트레인 부분의 열관리가 따로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두 가지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효율성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통합열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용 난방장치 개발의 방향도 점점 통합열관리로 나아가고 있어 난장방치를 만드는 부품사들은 저마다 히터부터 냉각수 등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맞춘 시스템을 선행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현재 신규 공장 후보지로 기존 생산라인이 있는 앨라바마, 조지아에 이어 테네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노조를 둔 자동차 회사에만 4500달러의 추가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변수가 많지만,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는 무조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차는 2022년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EV6 GT, G80 EV, GV70 EV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하반기부터는 미국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현지 생산해 미국 내 증가하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급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대차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 및 하이브리드 현지 생산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