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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모를 반도체 공급난...현대차, 일부 차량용 반도체 '범용제품'으로 대체 검토

가전용 IC컨트롤러 등 범용 반도체 차량용으로 사용 고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 차원 도요타·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도 범용반도체 전용 추진중

2022-02-10     장경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반 가전제품에 쓰이는 범용 반도체를 차량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도 가전용 범용반도체를 차량용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를 범용 제품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범용 제품을 차량용으로 활용 가능한 지에 대한 자체 테스트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범용 제품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차량용 반도체는 차량 핵심부가 아닌 주로 보조격, 소모성 제품에 활용되는 반도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하면, 기존에는 차량용 반도체기업으로부터 모든 반도체를 조달했다면, 이제 냉장고 등에 쓰이는 일반 범용 반도체를 차량용 일부에 쓰겠다는 얘기다. 

통상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는 극저온·고온의 환경, 강한 진동 및 충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일반 가전제품에 쓰이는 반도체에 비해 더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이 요구된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도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 및 전기 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규격을 따로 정해두고 있다.

다만 후미등, 헤드라이트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는 차량용 핵심 반도체인 MCU(마이크로컨트롤유닛), 전원 및 센서 IC 수준의 안정성을 충족할 필요는 없다. 차량 구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제품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쉽게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도체는 일반 가전용으로도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어 수급도 상대적으로 원활하다.

현대차의 이같은 전략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자동차용 반도체 '쇼티지'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첨단 IT 기술을 융합한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발달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공급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자동차용 IC 공급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해 전체 IC 출하량 증가치인 22%보다 높았다"며 "그러나 수요가 공급량 증가를 뛰어넘어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칩 쇼티지로 인해 지난해 내내 현대차 등 주요 자동차기업들은 생산차질을 겪었다. 현대차도 지난해 하반기 아산공장과 울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공장도 같은 문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일시적으로 생산을 멈췄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일본 자동차기업들도 일반 범용 반도체를 차량용 반도체로 전용(轉用)하고 있다.

이날(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계열 전장부품 제조업체인 아이신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가전 등에 쓰이는 범용 제품을 차량용 반도체로 전용하기 시작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대체재 확보 차원이다. 또 다른 도요타의 부품공급 업체인 덴소는 차량용 반도체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1년간 일부 반도체 구매가격을 10%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구매가 인상에 따른 부담은 도요타가 일부 보전해주기로 했다.

닛산도 자동차 기판에 장착되는 차량제어용 반도체를 특수 주문 형식으로 수급해왔는데,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자 지난해 말 이를 범용 반도체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요타가 지난해 르네사스의 동남아 공장 화재로 차량용 칩 생산라인 가동이 멈췄을 때 복구를 지원하고, (칩 수급을 위해) 2차 협력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신문은 도요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올해 1100만대 생산계획을 부품메이커에 전달했지만, (차량 반도체 공급차질로) 매달 10만 대 규모의 감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며 반도체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