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핵심 협력사 엠플러스, LG엔솔용 배터리 장비 개발 추진
LG엔솔 배터리 신공법 설명회 참가
SK이노, 핵심공정 협력사 다변화할 듯
2022-02-11 이수환 전문기자
SK이노베이션(SK온)과 주로 거래하는 엠플러스가 LG에너지솔루션용 배터리 장비 개발을 추진한다. 최근 오창 공장에서 진행된 차세대 전기차(EV)용 배터리 신공법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날 행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배터리 핵심공정이 소개됐다. 양극, 음극, 분리막을 번갈아 쌓는 'Z-스태킹' 공법을 개선한 '다이렉트 스태킹', 배터리 극판(양극‧음극)과 분리막을 먼저 붙이는 라미네이션 공법의 속도와 수율을 높인 '싱글 라미네이션'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 협력사 발굴이 목적이다. 보안을 위해 엠플러스를 비롯한 10여개 업체가 날짜와 시간을 달리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조립공정 협력사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미 디에스케이(DSK)가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생기원)을 거치지 않고 LG에너지솔루션과 직접 거래를 텄다.
그간 엠플러스는 SK이노베이션의 핵심 협력사로 알려졌다. 양‧음극판의 끝에 있는 탭(Tab)을 따주기 위한 노칭(Notching), 양‧음극과 분리막을 번갈아 쌓는 스태킹(Stacking), 양‧음극 탭(Tab)을 이어 붙이는 탭 웰딩(Tab Welding), 배터리 내부 소재와 파우치 필름을 결합해 밀봉하는 패키징(Packaging) 장비를 모두 만들 수 있다.
특히 스태킹과 패키징 기술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운용 중인 대부분의 패키징 장비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다. 배터리 핵심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을 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엠플러스 대신 유일에너테크, 우원기술, 하나기술 등 다른 협력사를 중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엠플러스도 지난해 노스볼트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며 매출처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 협력사와 배터리 신공법 설명회를 진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사용하는 Z-스태킹 공법을 도입하기로 한 상황에서 관련 장비 개발 경험이 많은 업체와 협력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핵심 협력사인 엠플러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규 업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분당 생산속도(PPM)를 40PPM 수준까지 높인 고속 스태킹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Z-스태킹은 양극·음극을 낱장으로 재단 후 '매거진(Magazine)'이라 부르는 적재함에 쌓아 분리막과 번갈아 적층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