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부품협력사, '각자도생'...지난해 실적개선 원인 제각각

협력사 17곳, 작년 실적 개선에도 2019년 수준 못 미쳐 삼성 중저가폰 비중 확대와 협력사간 경쟁심화 등 영향 카메라 모듈선 파트론·나무가 약진...파워로직스, 또 적자 비에이치, 애플 아이폰 판매 호조로 매출 1조원 첫 돌파 코리아써키트는 반도체기판 매출↑...인터플렉스 흑자로

2023-03-02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가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장악해 삼성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는 매출원과 다른 고객사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경쟁사의 사업 철수, 특정 부품 채용 증가로 수혜를 입은 기업도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트론과 엠씨넥스, 비에이치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협력사 17곳의 지난해 실적은 대체로 전년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파트론(88%)과 비에이치(109%), 이녹스첨단소재(121%), 켐트로닉스(75%), 세경하이테크(765%)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나무가와 자화전자,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협력사 1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수준에는 일반적으로 못 미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9년보다 개선된 나무가(761%), 비에이치(14%), 이녹스첨단소재(108%), 켐트로닉스(47%), PI첨단소재(126%), 자화전자(흑자전환), 인터플렉스(흑자전환) 중 실적개선 원인을 삼성 스마트폰으로 돌릴 수 있는 업체는 나무가와 인터플렉스 등 일부 업체에 불과하다. 자화전자는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하면서 입었던 적자를 지난해 회복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 2019년 3억대에 육박했지만 2020년에는 2억대 중반로 급감한 뒤, 지난해 2억7000만대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2020년 갤럭시S20 시리즈를 시작으로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중저가 제품 비중이 커졌다. 동시에 부품 협력사간 가격 경쟁도 심해졌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파트론과 나무가가 약진했지만 같은 기간 엠씨넥스와 파워로직스, 캠시스가 부진했다. 지난 2019년 연매출 1조원을 기록했던 파워로직스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스마트폰 후면에 멀티 카메라 적용이 본격화하면서 파트론과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세 곳이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경성기판 업체인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매출(별도기준)이 전년비 15% 뛰었다. 스마트폰 주 기판(HDI) 외에 최근 공급 부족이 심한 반도체 기판의 매출 기여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코리아써키트는 또 다른 경성기판 업체인 디에이피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HDI 물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삼성전기가 HDI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관련 물량이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 등으로 넘어왔다. 연성기판 업체인 비에이치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비에이치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삼성전자 폴더블폰(Z폴드3·Z플립3)은 물론 애플 아이폰1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수혜를 입었다. 비에이치는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용 경연성회로기판(RFPCB)을 생산한다. 이 분야에서 경쟁하던 삼성전기가 RFPCB 사업에서 철수해 올해도 비에이치는 RFPCB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또 다른 연성기판 업체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인터플렉스는 스타일러스(S펜) 인식에 필요한 격자 형태 연성회로기판 '디지타이저'를 생산한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삼성 갤럭시Z폴드3와 최근 출시된 갤럭시S22울트라가 S펜 사용을 지원한다. S펜 인식을 지원하는 노트북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인터플렉스 실적 개선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이녹스첨단소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배로 뛰었다. 이녹스첨단소재도 지난해 삼성전자 폴더블폰과 애플 아이폰13 시리즈용 방열시트 납품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봉지재 시장에서도 이녹스첨단소재 점유율은 LG화학에 앞선다. 한편, 코리아써키트와 드림텍의 연결기준 실적이 전년비 크게 개선돼 별도기준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리아써키트와 드림텍의 연결기준 실적에는 각각 인터플렉스와 나무가가 포함된다. 렌즈 모듈 업체인 세코닉스와 지나인제약(옛 코렌), 경성기판 업체인 디에이피 등은 아직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