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vs. CATL…배터리 에너지 밀도 차이는?
소재 바꾸고 적층 방식 기술 접목
2019-05-10 이수환 기자
삼성SDI와 중국 CATL의 전기차(EV)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달여 사이에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배터리를 나란히 공개하며 기술력을 강조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먼저 제품을 선보인 것은 CATL이다. 지난 3월 660와트시리터(Wh/L)의 에너지 밀도를 가진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7년 기록한 570Wh/L보다 약 14% 가량 성능을 높였다.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와 흑연/실리콘 음극재, 그리고 내부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택(적층) 기술 덕분이다.
삼성SDI는 이달 7일 제주도에서 열린 세계전기차협의회(GEAN) 총회에서 670Wh/L 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소개했다.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적용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20㎞에 달한다.
이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에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더한 양극재와 흑연/실리콘 음극재를 이용했다. 삼성SDI도 적층 기술과 같은 새로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적용한다. 중국 시안과 헝가리 괴드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양사는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로 각형을 이용한다. 각형 배터리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활용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파우치형이 100이라면 각형은 85~90 정도다. 대신 내구성이 우수하고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는 에너지 밀도가 개선되면 완성차 업체 채용률을 더 높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SDI, CATL은 일본 산요(현 파나소닉)에서 중대형 배터리 기술을 배운 영향으로 각형 배터리를 선택했다”며 “각형 배터리의 특징인 소재 조합물인 젤리롤(Jelly roll)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파우치형 배터리의 장점을 흡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에너지 밀도를 높인 각형 배터리가 이르면 내년부터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량생산 능력과 원가 절감이 가능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고(高)에너지 밀도 배터리 양산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