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030년까지 전기차 120만대를 판매한다는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는 3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2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2030년까지 전동화 전략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120만대를 달성하고, 친환경차 비중을 5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사장)는 "2030년 한국,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78%까지 높아질 전망"이라며 "기아는 전기차 가속을 위해 전기차 라인업 강화, 물량 확대, 배터리 기술 고도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 확보, 충전 인프라 확충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 보다 강력한 전동화 전략으로 배터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아웃소싱과 합작법인(JV)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4대 중장기 목표로 글로벌 판매량 400만대 달성, 전기차 120만대 판매로 전기차 전환 가속, 신차 100%에 자율주행 시스템 및 커넥티비티 적용, 다양한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라인업과 자율주행 기술 접목을 통한 넘버1 PBV 플레이어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동화 사업 가속 통해 2027년 14종 차종 출시...2030년엔 전기차 120만대 판매량 달성
기아는 전기차 부문에서 2023년 플래그십 모델 EV9 출시를 비롯해 2027년까지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여 총 14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목표로는 2030년까지 120만대 달성을 정했다.
기아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 2022년 목표치인 315만대 대비 27% 증가한 4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양적 성장도 도모하기로 했다. 이 중 친환경차 비중은 5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전기차의 상품성도 한층 강화한다. 2025년에는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을 모든 신차에 적용, 2026년에는 선진 시장에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방침이다.
기아는 PBV 시장 개척해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는 기존 양산차를 기반으로 만든 레이 1인승 밴과 택시·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모델인 니로 플러스를 출시하고, 2025년에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용한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 2030년 자동차 판매량 400만대 달성이 목표, 친환경차 비중은 52%까지 확대
기아는 지난해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연간 227만6000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글로벌 판매량 315만대를 달성하고, 2026년에는 386만대, 2030년에는 400만대를 판매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장별로는 올해 한국·북미·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2022년 목표 대비 19% 증가한 245만4000대의 판매량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신흥 시장(인도 등)은 2022년 대비 42% 늘어난 154만6000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기아는 적극적인 전동화 전환을 통해 친환경차 판매 확대도 추진한다. 목표는 친환경차 비중을 2022년 17%에서 2030년에 52%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정했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높은 주요 시장(한국·북미·유럽·중국)에서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5%(109만9000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한다. 먼저 2023년에는 차세대 전기차 EV9을 출시할 예정이다. EV9은 전장이 5m에 달하는 대형 전기 SUV다. 주행거리는 약 540㎞(1회 충전 기준)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초대에 도달하는 가속성능을 갖췄다. 기아는 이후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14개 차종의 풀라인업(SUV, 픽업트럭, 엔트리급 등)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전기차 물량 확대를 위한 생산 기지 재편도 추진한다. 한국은 전기차의 연구개발, 생산, 공급 모두를 아우르는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유럽·미국·중국·인도 등의 글로벌 생산 기지는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2023년 중국에서 중형급(C/D 세그먼트) 전기차 모델을, 2024년 미국에서 중형급(C/D 세그먼트) SUV 및 전기 픽업트럭을, 2025년 유럽과 인도에서 소형 및 중형(B/C 세그먼트) 전기차 모델과 엔트리 및 중형급(A/C 세그먼트) 전기차 모델을 현지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전기차 판매 확대로 배터리 소요량이 2022년 13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119GWh로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터리 수급 전략을 강화하고, 배터리 기술 고도화도 추진한다.
먼저 배터리 수급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설립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통해 강화될 예정이다. 기아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아웃소싱도 병행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기술 고도화는 에너지 밀도 향상과 원가 절감을 목표로 진행된다. 목표는 2030년까지 배터리 에너지 밀도 50% 증가, 시스템 원가 40% 절감으로 정했다.
◆ 모빌리티 시장 선도 위한 커넥티비티 서비스 및 자율주행 기술 도입도 확대
기아는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커넥티비티 서비스 확대,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기술 적용, 퍼포먼스(성능) 향상, 디자인 차별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는 1000만 유저 데이터를 확보한 카클라우드를 구축하고, 2025년부터는 OTA 외 고객의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FoD(Feature on Demand)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레벨3 이상으로 고도화한다.
기아의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은 EV9에 오토모드(AutoMode)라는 이름으로 최초 적용될 예정으로, 기아는 2026년까지 한국·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100%, 전체 차량의 80% 이상에 오토모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오토모드에는 향후 ▲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성능 최적화 ▲자율 차선변경 ▲고정밀 지도 기반의 내비게이션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 2030년 넘버1 PBV 도약 위해 2025년부터 전용 PBV 출시
기아는 2030년 넘버1 플레이어 도약을 목표로 PBV 사업도 본격화한다. 이는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카셰어링, 카헤일링, 배송서비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기아는 코로나19 대확산이 비대면 물류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이어진 만큼 고객의 사용 목적과 비즈니스에 특화된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PBV 전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 PBV 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고객들이 PBV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충전부터 정비, 차량 관리, 각종 연계 혜택 등 각종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연도별 목표로는 2022년 PBV 시장 개척, 2025년 PBV 사업 본격화로 정했다. 올해는 PBV 시장 초기인 만큼 기존 양산차 기반의 파생 PBV(니로 플러스 등)를 활용해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께부터는 다양한 형태와 차급의 전용 PBV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의 전용 PBV는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성을 고려해 중형급 사이즈로 개발된다. 이는 편평한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용 플랫폼 위에 다양한 종류의 차체가 결합되는 구조로, 목적과 필요에 따라 사이즈와 형태 등을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아는 OTA 기능과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60만km의 내구성을 확보해 사업자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소화물이나 식품 배달 등에 최적화된 마이크로(초소형) PBV부터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하거나 이동식 오피스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PBV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2022년 자동차 판매 목표 315만대...2026년엔 매출액 120조원 시대 열 것
기아는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를 315만대(전년 대비 13.5% 증가)로 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기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판매 전략으로는 지역별로 맞춤형 신차 판매를 확대하고, 주력 SUV 모델과 전동화 차량(EV6, EV6 GT, 니로 등) 판매를 늘려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실적 목표로 전년 대비 각각 19.0%, 27.3% 증가한 매출 83조1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 달성을 자신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전년 대비 0.5%포인트 늘어난 7.8% 달성을 제시했다.
중장기 목표로는 2026년에 매출액 1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영업이익율 8.3%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중장기 목표 달성의 핵심 요소로는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전기차 판매 확대, 신사업·신기술 상용화에 따른 추가 매출 및 수익 구조 확보를 꼽았다.
특히,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2년 5% 수준에서 2026년 21%까지 늘려 전기차를 통한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수익성 기여 비중)을 39%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보다 5조원 가량 증가한 28조원을 신규 투자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 중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26년 43%로, 2021년 실적인 19% 대비 두 배 이상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