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써키트·디에이피, 삼성 스마트폰 주 기판 20% 후반씩 점유

두 국내 업체 점유율 합계 50% 중후반 플래그십·중저가폰 기판 비중도 비슷 나머지 물량은 日이비덴·메이주가 생산 "공급망 안정적 관리가 삼성전자 의도"

2022-03-04     이기종 기자
디에이피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가 삼성 스마트폰 주 기판 시장에서 각각 20% 후반 점유율을 확보했다. 두 업체 점유율 합계는 50% 중후반이다. 나머지 물량은 일본 업체가 생산한다.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는 회사 매출에서 스마트폰 기판 비중이 커서 올해 실적도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 기판(HDI) 시장에서 가각 20% 후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업체 점유율 합계는 50% 중후반이다. 나머지 40% 물량은 일본 PCB 업체 이비덴과 메이주가 생산한다. HDI는 전자부품 간 전기신호를 주고 받도록 고밀도 회로를 형성한 기판이다. 과거 삼성 스마트폰 HDI 시장을 이끌었던 삼성전기(2019년)와 대덕전자(2020년)가 이 시장에서 차례로 철수하면서 시장이 재편됐다. 비중은 작았지만 이수페타시스(이수엑사보드)도 지난해 HDI 사업을 중단했다. 지난 2019년 이 시장에서 20% 후반 점유율을 차지했던 삼성전기가 철수(2019년)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50%대에서 큰 변화가 없다. 삼성전기의 HDI 사업 철수 다음해인 2020년 디에이피는 20% 후반, 코리아써키트는 20% 초중반대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과 비교해 디에이피는 점유율이 10%포인트가량 오르면서 전체 순위도 3위(2019년)에서 1위(2020년)로 올랐다. 코리아써키트는 같은 기간 전체 점유율에선 큰 변화가 없었지만 플래그십 제품 HDI 물량이 늘었다. 이러한 시장 재편에도 두 업체 시장 점유율 합계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 업계에선 안정적인 HDI 공급망 관리가 삼성전자에 우선순위란 풀이를 내놓는다. 한 업체에 물량이 몰리지 않아야 삼성전자가 가격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고, 코로나19 지속으로 변수가 많아진 상황에서 물량을 여러 협력사에 고루 배분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 전사 매출에서 삼성 스마트폰 HDI 비중이 큰 편이어서 올해도 두 업체 실적은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써키트는 회사 매출에서 45~50%, 디에이피는 70~75%가 삼성 스마트폰 HDI에서 나온다. 코리아써키트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 반도체 기판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HDI 매출을 넘어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는 전체 삼성 스마트폰 HDI 물량은 물론, 갤럭시S 시리즈 모델 3종, 그리고 폴더블폰인 Z폴드와 Z플립 등 모델별 물량 차이는 있지만 전체 플래그십 스마트폰 HDI 물량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용 기판은 중저가 제품보다 공정기간이 2주가량 길고 단가도 높다. 이비덴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주는 중저가 제품 위주로 HDI를 공급한다. 지난 2019년 삼성전기가 HDI 사업에서 철수한 뒤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는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예상했지만 2020년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5000만대로 전년비 10% 이상 급감하면서 수혜폭이 기대에 못 미쳤다. 같은해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부진 영향도 컸다. 지난해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7000만대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2억8000만대다. 지난 2019년에는 2억9000만대를 상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