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코, 신규 배터리 장비 LG엔솔에 공급 추진
전극공정용 장비, 피엔티‧씨아이에스와 경쟁
2022-03-18 이수환 전문기자
아바코가 LG에너지솔루션에 신규 배터리 장비 공급을 추진 중이다.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용 장비다. 이르면 연내 발주도 가능할 전망이다. 성공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이어 두 번째 고객사를 확보하게 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배터리라는 신성장동력 확보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바코는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할 전극공정용 장비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전극공정용 장비 개발은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고객사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1차 테스트를 마치고 LG에너지솔루션에서 동박을 받아와 2차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코터-롤프레스(압연)-슬리터(절단)' 순서로 이뤄진다. 코터는 양극에 알루미늄박, 음극의 경우 동박에 활물질을 발라 배터리 기초 소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빠른 속도로 롤투롤(R2R:Roll to Roll)이 이뤄진다. 150℃ 이상의 고온으로 건조 과정을 거친다. 장비 길이만 100미터에 달한다.
아바코는 차별화를 위해 '싱글 롤프레스(single roll-press)' 기술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롤프레스는 두 개의 큰 금속 롤러를 이용해 활물질과 집전체(알루미늄박, 동박)를 눌러준다. 일정한 두께와 폭을 유지하면서 활물질을 안정적으로 붙일 수 있어야 한다. 싱글 롤프레스는 롤러를 1개만 사용해 속도를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낮췄다. 롤러 2개를 썼을 때와 같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1차 테스트는 자체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2차 테스트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소재를 받아와 검증과 개발을 진행해야 하므로 기술 난도가 높다"며 "검증 과정에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오류와 시행착오를 줄여야 정식 발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셀즈를 비롯해 스텔란티스와 같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사와 신규 배터리 공장 증설을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15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량을 2024년까지 400GWh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그만큼 많은 자비가 필요하고 여러 협력사를 통해 안정적인 후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바코의 배터리 장비 수주잔고는 지난해 274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511억원으로 8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이 확실시된다. 얼티엄셀즈용 물류 장비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에 전극공정용 장비까지 공급할 수 있다면 수주잔고가 더 빨리 늘어날 전망이다. 전극공정용 장비는 양‧음극 코터, 롤프레스, 슬리터를 더해 생산 라인 1개당 1000억원 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