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D 사장, 삼성전자와 OLED 협상 지속 시사

"조건 맞고 상호 윈윈할 수 있어야" '수주형 사업 비중 확대' 목표 반복

2022-03-23     이기종 기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삼성전자에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과거 수급형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수주형 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목표도 재차 확인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3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 후 삼성전자와의 OLED 공급 협상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서로 조건이 맞고 윈윈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LG디스플레이에서 대형 OLED를 200만대 공급받아 OLED TV를 150만대가량 출시할 것이란 추정이 나오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전망치가 줄었다. 또 정호영 사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전통적 수급형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주형 사업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수주형 사업 비중 확대는 올해 신년사부터 정 사장이 강조하고 있다. 정호영 사장이 말하는 수주형 사업은 고객사 물량을 확보한 뒤 합리적으로 투자해 안정적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가 조선업 같은 수주 사업은 아니지만,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중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납품하는 사업구조(수주형)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지난 2017~2019년 LG디스플레이는 3년간 20조원을 투자한 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19년 적자 규모는 1조36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와의 대형 OLED 공급협상도 2년 내외 단기계약에 그치지 않고 장기계약을 확보해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전략이라고 업계에서 풀이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그룹 계열사인 LG전자와 일본 소니 등을 빼면 큰손 고객사가 없다. LG전자는 이 시장 점유율이 60%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세계 1위 TV 업체 삼성전자를 OLED 고객사로 유치하는 것이 사업 확대에 유리하다. 중소형 OLED 부문에선 주요 고객사인 애플 시장 점유율 확대가 과제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애플 IT 제품 OLED 시장을 겨냥해 3조3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번 투자를 포함해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 맺고 있는 OLED 공급계약이 지난 2019년 애플에 아이폰 OLED를 처음 납품할 당시보다는 구속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정호영 사장은 당시 3대 핵심 전략과제였던 'OLED 대세화, 모바일용 플라스틱 OLED(POLED) 사업 기반 강화, 액정표시장치(LCD) 구조혁신 지속'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에 따른 LCD 패널 가격 상승, 대형 OLED 판매 확대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 29조8780억원, 역대 두 번째 영업이익 2조2306억원을 올렸다. 이날 주총에는 정호영 사장과 주주 등 8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