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와이어링 하네스 업계, 올해 실적도 먹구름
2022-03-31 양태훈 기자
국내 와이어링 하네스 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봉쇄조치로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면서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1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와이어링 하네스 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은 중국 정부의 산둥성 일대 봉쇄조치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19 영향이 적은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봉쇄조치로 인해 이미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했고, 공장 셧다운에 따른 쇼티지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하기에는 어려워 연간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는 생산이 가능한 신규 업체를 발굴하는 동시에 대체 부품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내부에 위치한 각종 전기 장치에 전력 및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 뭉치다. 이는 각종 스위치부터 센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해당 부품에 전달해 차량의 오작동 및 배선의 손상 등을 막는다.
국내 와이어링 하네스 시장은 현재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이 과점하고 있다. 3사 모두 중국에서 생산한 와이어링 하네스를 국내로 들여와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한다. 현대차·기아 공급 비중은 2020년 기준 유라코퍼레이션 48.2%, 경신 40.3%, 티에이치엔 11.5% 등이다.
3사는 올해 완성차 시장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로 회복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가 차종에 따라 와이어링 하네스를 여러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 만큼 삼사 모두 와이어링 하네스 쇼티지에 따른 현대차와 기아의 공장가동 중단 여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유라코퍼레이션의 경우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현지 공장까지 가동이 중단되는 등 위기가 겹쳐 상황이 심각하다.
부품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전기차 전략을 가속화하면서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망도 확대하기로 했고, 이에 경신이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비중을 50% 가까이 확보하는 등 이미 경쟁 구도에 변화가 있었다"며 "유라코퍼레이션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정전 협정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운물류 대란, 중국의 봉쇄조치까지 겹쳐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 및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 효과로 흑자(약 172억원) 전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