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D, OLED 협상 초점은 '150니트' 보급형 모델

LGD, 협상 타결되면 삼성전자에 보급형 OLED 주력 공급 유력 삼성전자, LGD에 '200니트' 최상위 모델 보급형 버전 개발 요청

2022-04-08     이기종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중에서도 보급형 모델을 위주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최상위 모델에 대한 보급형 버전 개발도 요청했다. OLED TV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이 삼성전자 의도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주로 납품받길 희망하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보급형 제품인 M등급 패널인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는 'R-P-M' 3개 등급으로 나뉜다. 밝기 기준으로 R등급은 200니트, P등급은 180니트, M등급은 150니트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150니트 M등급 OLED 공급을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TV 시장 1위 지위를 이용해 보급형 OLED를 대량 공급받아 수익을 남길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TV 완제품 가격에서 패널 가격 비중은 3분의 1이다. 기존에 LG디스플레이는 M등급 OLED를 대부분 LG전자에 공급해왔다. OLED TV 시장을 개척해온 LG전자는 R등급과 P등급, M등급 패널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보급형 제품으로 수익을 남겨왔다. LG전자 OLED TV 중 A시리즈가 M등급 패널을 적용한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최상위 모델인 R등급(200니트) OLED를 보급형 버전으로 개발·납품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 TV 라인업이 다양하면 지역별 판매전략을 세분화할 수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R등급 패널의 보급형 버전 개발을 긍정 검토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요청을 수용하면 기존에 R등급 패널을 납품해온 LG전자와 일본 소니 등과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어서다. 양측의 패널 가격에 대한 이견차는 좁혀진 것으로 전해졌지만, 수익성을 둘러싼 여러 변수가 여전히 협상 타결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계약 체결 후 일방의 손실이 크면 협상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여기서 비롯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도 협상 지연 원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OLED TV 출시와 패널 공급이 반영된 올해 사업계획을 보고받았기 때문에 실무진이 이를 뒤집기는 어렵지만, 사업 수익성에 대해선 계약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은 생길 수 있다. 마침 1분기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재고물량은 1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파주 공장에서 만든 패널 중에선 M등급,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만든 패널 중에선 P등급 재고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고물량 중 일부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던 물량일 것이란 추정이 업계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 5월 LG디스플레이 OLED를 적용한 TV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 일정에 맞추려면 1분기에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OLED를 공급해야 했다. 양측 입장차가 있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급계약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종 타결이 늦어지면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OLED 물량 전망치는 100만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200만대였던 추정치보다 20% 이상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대형 OLED 출하량 목표 1000만대에는 삼성전자에 OLED를 200만대 공급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