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전자-LG이노텍, 애플 아이폰 폴디드줌 공급망 구성 유력

애플, 내년 아이폰 상위 라인업에 폴디드줌 적용 가능성 LG이노텍, 자화전자 OIS 공급받아 폴디드줌 완성 전망 내년 아이폰 폴디드줌 적용 여부는 내년 초 확정될 듯

2022-04-14     이기종 기자
삼성전기의
자화전자와 LG이노텍이 애플 아이폰의 폴디드줌 공급망을 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은 이르면 내년 아이폰 신제품 상위 라인업부터 폴디드줌을 적용할 계획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첫번째 폴디드줌 공급망은 자화전자의 손떨림방지(OIS) 액추에이터와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주력 카메라 모듈 업체이고, 자화전자는 애플이 망원 카메라, 특히 폴디드줌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택한 새 협력사다. 폴디드줌은 프리즘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잠망경 형태 망원 카메라 모듈이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직접 당겨 찍는 광학줌 기술이다. 스마트폰 망원 카메라에서 3배 이상 광학줌을 구현하려면 폴디드줌을 적용해야 제품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다. OIS는 사용자 손떨림을 막는 부품이다. 폴디드줌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적용되고 있다.  자화전자가 지난 13일 발표한 1910억원 신규시설 투자는 폴디드줌을 비롯한 애플 아이폰 망원 카메라용 OIS를 납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화전자의 이번 투자기간이 내년 3월까지여서 2분기께 OIS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화전자가 LG이노텍에 OIS를 공급하면 기존 아이폰 카메라 모듈용 액추에이터를 납품해온 일본 알프스와 미쯔미를 대신하게 된다. 자화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OIS 특허는 폴디드줌 구현에서 강점이 있다. 자화전자가 삼성전자·삼성전기 등과 함께 개발해온 액추에이터는 볼 가이드 방식을 사용한다. 볼이 굴러다니며 렌즈 배럴을 움직이는데, 스프링으로 렌즈 배럴을 움직이는 애플 방식보다 구동속도와 정확성, 배터리 소모 등에서 앞선다. 폴디드줌에서 렌즈가 많아지고 이미지센서가 커지면 정교한 제어가 가능한 볼 가이드 방식이 유리하다. 애플이 지난 2019년부터 국내 카메라 모듈 생태계를 상대로 새로운 부품 협력사를 모색한 것도 아이폰 망원 카메라와 액추에이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애플의 내년 아이폰 신제품의 폴디드줌 적용 여부가 확정되려면 내년 초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 부품은 7월께 양산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애플은 자화전자 OIS 공장을 실사했고 같은해 12월 자화전자는 경북 구미시와 1923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이스라엘 코어포토닉스(삼성전자에 인수)와 진행 중인 국내 특허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코어포토닉스는 특허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과 함께, 애플과 폴디드줌 구조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바라고 있다. 코어포토닉스는 폴디드줌 구조 특허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0년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서 코어포토닉스의 망원 렌즈 특허가 무효라는 결정을 차례로 이끌어냈다. 대법원 최종결론은 6월께 나올 전망이다. 대법원에서 특허법원 판결이 뒤집히면 현재 중단된 특허침해소송(코어포토닉스-LG이노텍)이 재개될 수 있다. 코어포토닉스는 '본게임'인 미국에서 2017년부터 5년째 애플과 특허 분쟁을 진행 중이다. 관련 분쟁도 표면적 쟁점은 망원 렌즈지만 코어포토닉스의 목표는 폴디드줌 구조 특허 라이선스 계약이다. 한때 시장에선 애플이 폴디드줌 모듈을 LG이노텍에서 공급받되, 볼 가이드 방식 액추에이터나 렌즈를 삼성전기에서 납품받는 절충안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폴디드줌 구조 특허를 삼성전자에 인수된 코어포토닉스가 보유하고 있고, 액추에이터 특허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자화전자 등이 공동 보유하는 등 권리관계가 복잡해 애플이 절충안을 택할 것이란 기대였다. 하지만 삼성그룹 반대로 삼성전기의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 진입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