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다음달까지 아이폰 OLED 생산차질...칩 부족
아이폰 OLED 물량 전망 줄고 대형 LCD 가격도 하락세
"BOE, 단가절감 위해 공급망 이원화 검토" 유비리서치
2022-04-21 이기종 기자
중국 BOE가 위기를 맞았다. 칩 부족에 따른 애플 아이폰 OLED 생산차질이 몇달째 이어지고 있는데다, LCD 가격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BOE는 다음달까지 애플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아이폰 OLED 생산량이 급감했다. 다음달이면 넉달째다.
BOE가 아이폰 OLED 생산차질을 빚는 원인은 생산수율과 공급망 두 가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 업계에선 DDI 등 핵심부품이 부족하면 애플이 BOE의 아이폰 OLED 물량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부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OLED 생산수율이 떨어지는 BOE에 물량을 많이 배정하면 애플 입장에서도 아이폰 출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급망 관점에서 보면 BOE는 LG디스플레이와 아이폰 OLED용 DDI 경합관계에 있다. BOE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아이폰 OLED용 DDI를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에서 공급받는데, 지난 2월 LX세미콘의 DDI 생산물량이 시장 수요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DDI 물량이 부족해지자 애플의 통제를 받는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에 아이폰 OLED용 DDI를 우선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DDI를 삼성전자 시스템LSI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공급망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나 BOE보다 우위에 있다.
이 때문에 BOE는 올해 아이폰 OLED를 3000만대 출하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BOE에 할당된 것으로 알려진 올해 아이폰 OLED 물량은 상반기 900만~1000만대, 하반기 2000만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월에 이어 이달과 다음달에도 BOE의 아이폰 OLED 생산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BOE는 내부적으로 올해 아이폰 OLED 출하량 목표를 4000만대 이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업계에선 당초 이 수치도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동시에 BOE의 충칭 B12 새 공장 가동률도 저조하다. B12는 BOE의 세 번째 6세대(1500x1850mm) 플렉시블 OLED 공장이다. BOE는 B12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에 납품하기 위해 6.55인치 OLED 생산을 계획했지만 가격 경쟁력 부족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12에서는 12.8인치와 15.1인치 차량용 OLED만 양산 중이다.
모두 3단계로 구성되는 B12 공장 1단계 라인은 지난해 말 양산 가동에 들어갔다. 2단계 라인은 올 상반기, 3단계 라인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 가동 예정이었지만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말 BOE는 3단계 라인 응용처를 스마트폰과 IT, 차량용 OLED로 변경한 바 있다. BOE의 나머지 6세대 플렉시블 OLED 공장은 쓰촨성 청두 B7, 같은 성 면양 B11 등에 있다. B7에선 자국 스마트폰 업체용 OLED, B11에선 애플 아이폰 OLED를 주로 생산한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세도 BOE에 부담이다. 지난 2020년 6월 하반월부터 1년 가까이 오르던 대형 LCD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를 지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도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2분기에 반등할 것이란 시장 전망도 있지만, 다시 오른다고 해도 3분기에 다시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비리서치는 "BOE가 OLED와 LCD 가격 경쟁력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간 중국 내 공급망 이원화를 거의 진행하지 않았던 BOE가 현재는 공급단가가 가장 낮은 업체 1곳에만 물량을 주려는 움직임도 있다"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