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기판사업장 생산시설 70% 축소
스마트폰 기판 생산능력 50.4만시트→15.6만시트
LG전자 스마트폰 생산라인 베트남 이전도 변수
2019-05-16 이기종 기자
LG이노텍의 스마트폰 기판 공장 생산능력이 70% 급감했다. LG전자가 평택에 있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LG이노텍 기판 공장도 존속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LG이노텍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연간 스마트폰 기판(HDI) 생산능력은 지난해 50만4000시트에서 올해 15만6000시트로 줄었다. 지난해 청주와 오산 사업장을 더한 HDI 생산능력이 50만4000시트였는데, 오산 공장을 청주 사업장에 '통폐합'한 뒤 기판 생산능력이 전년의 30% 수준으로 급락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HDI 사업이 좋지 않아 축소하고 있다"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오산 공장을 청주 공장으로 일원화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기판은 대부분 LG전자 스마트폰에 적용한다. 최근 몇 년 새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LG이노텍의 기판 생산능력도 감소세였다. 2013~2016년 56만4000시트였던 연간 생산능력은 2017년부터 50만4000시트로 줄었다. 지난해엔 공장 가동률도 급락했다. 2017년까지 수년간 80%를 오가던 가동률이 지난해 51%로 뚝 떨어졌다. 청주와 오산 두 곳에 있던 기판 공장 가동률은 상반기엔 61.9%였지만 하반기에 39.3%로 주저앉았다. 3분기 37.3%, 4분기 41.3%였다. 오산 공장은 지난해 4분기 가동을 중단했고, 사업장 부지는 오에스티파트너스에 1월 31에 매각을 마쳤다.
더욱이 LG전자가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의 LG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한다고 밝히면서, 청주 사업장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월 생산능력이 1만 시트 내외라면 라인 하나 돌리는 정도에 그친다"면서도 "제품 사양별로 고려할 사항이 많아 당장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업장 매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LG이노텍 관계자는 "HDI 사업을 어느 정도 축소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공식 발표를 할 단계까지는 오진 않았다"며 "현재 기준으로는 (HDI) 사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효율화를 통해 돈 되는 곳에 투자·납품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LG전자 생산라인 베트남 이전과 관련해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1분기 기판공장 공장 가동률은 97.3%로 올랐다. 분기별 생산능력(3만9000시트)이 전년비 30% 수준으로 떨어지고, 생산량(3만8000시트)이 같은 기간 45% 수준으로 줄어든 결과다. HDI가 속한 기판소재사업부의 직원도 지난해 1분기(2103명)보다 200명 이상 감소한 1899명이다.
기판소재사업부에서 HDI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생산능력과 생산실적 모두 전년 동기와 비슷하다. 1분기 가동률은 포토마스크 84.7%,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97.9%, 반도체기판 84.9%였다. HDI를 제외한 이들 품목은 모두 구미공장에서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