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 전기차 배터리 '어드밴스드 Z-스태킹' 기술로 생산
인도네시아 합작사 '적층' 조립공정 대상
SK온‧삼성SDI 방식과 차별화
2022-05-02 이수환 전문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배터리 생산 공법에 '어드밴스드 Z-스태킹'을 활용할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양사는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사인 '에이치엘아이(HLI)그린파워'를 설립해 운용 중이다.
현대차는 처음부터 배터리 조립공정에 Z-스태킹을 바탕으로 한 어드밴스드 Z-스태킹의 활용을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에 사용하던 라미네이션&스태킹(L&S:Lamination&Stacking) 공법을 그대로 쓰자고 강조했다. Z-스태킹과 라미네이션&스태킹은 양극, 음극,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쌓는 방식을 말한다. Z-스태킹은 안정성이 높은 대신 생산성은 라미네이션&스태킹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방식은 SK온, 삼성SDI 등이 주로 사용한다.
라미네이션&스태킹은 LG에너지솔루션 고유의 기술이다. 양‧음극 사이에 분리막을 먼저 붙인 개별 셀(Bi Cell)을 여러 개 쌓아올린다.
결국 현대차가 주장한 어드밴스드 Z-스태킹이 배터리 조립공정에 사용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양사가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며 이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미네이션&스태킹을 고집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 현대차가 아예 어드밴스드 Z-스태킹 적용을 아예 못박아 전달했다"며 "생산성보다 안정성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촉발된 코나EV 전기차 리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현대차가 정확한 전기차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안정성이 높은 방식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라미네이션&스태킹은 수율이 99%에 달하고 생산성이 높지만, 양‧음극과 분리막을 한 치의 오차 없이 붙여야 한다. 갈수록 길어지는 배터리 셀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라미네이션&스태킹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라미네이션&스태킹(ALS:Advanced Lamination&Stacking)' 기술이 도입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드밴스드 Z-스태킹은 LG에너지솔루션이 많이 사용하지 않던 방식이다. 현재 이 방식으로 배터리를 만든 배터리는 수율이 85%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인도네시아 공장이 어드밴스드 Z-스태킹을 사용하면서 다른 합작사에 사용할 기술 방식을 두고 완성차와 배터리 셀 업체 사이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과 달리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기술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배터리 셀 업체의 입김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 인도네시아 합작사는 1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2023년 상반기 공장을 완공해 2024년 상반기 중에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한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감안해 추후 30GWh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