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피들러 CEO, "LPKF의 신기술로 반도체 패키징서 '유리 PCB' 도입 가능해질 것"

클라우스 피들러 LPKF CEO 대면 인터뷰 "레이저 기반 유리 가공 기술로 반도체 패키징 업계 신소재 도입 가능케할 것" 국내 협력 강화 위한 조인트벤처, R&D 센터 개설 계획도

2022-06-06     장경윤 기자
"반도체 패키징 업계에서 기존 PCB 대비 열 관리가 용이한 글래스(유리) PCB를 새롭게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LPKF는 회사 고유의 정밀 유리 가공 기술을 통해 이러한 고객사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닥터 클라우스 피들러(Dr. Klaus Fiedler) LPKF CEO는 최근 기자와 만나 LPKF의 핵심 사업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클라우스 피들러 CEO는 필립스, NXP, 쇼트 등 여러 기업을 거쳐 올해 1월 LPKF의 신임 CEO 자리에 올랐다. 국내 주요 고객사들과 기술개발 및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자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LPKF는 지난 1976년 독일에 설립된 레이저 가공 전문업체다. 생산거점은 독일 및 슬로베니아에 두고 있으며, 한국·미국·중국 등에서 지사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CB), 마이크로칩, 전장부품,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작고 정밀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레이저 기술을 전 세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LPKF가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디스플레이 분야다. 유리 PCB는 기존 PCB 대비 패키징 공정에서 칩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고, 열 관리 및 RF 신호 전달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기존의 가공 기술로는 유리 절단면의 파티클 이슈를 해결할 수 없어 양산 단계에는 도입되지 못 했다. LPKF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레이저 기반의 정밀 유리 가공 기술을 개발해, 고객사의 양산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폴더블, 롤러블 등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을 개발하면서, 유리를 성형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LPKF는 기존 대비 정밀도를 향상시키면서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가공 기술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때문에 LPKF에게 있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위치한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LPKF는 국내 주요 고객사들과의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협력 체계 역시 강화할 예정이다. 클라우스 피들러 CEO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의 주요 고객사들과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논의를 나눴다"며 "현재 한국에는 영업 및 서비스 센터를 개설한 상황이지만, 고객사와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고객들의 생산을 도울 수 있는 조인트벤처(JV), R&D 센터 등을 설립할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클라우스 피들러 CEO와의 주요 인터뷰 내용이다.

Q. LPFK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지?

A. LPKF는 독일의 기반을 둔 글로벌 하이테크놀로지 회사다. 레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소재 가공에 특화되어있다. 전기·전자는 물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사에게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LPKF의 핵심 경쟁력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위치에 서 있다는 점이다. 다른 레이저 업체들이 기존 기술에 집중할 때 LPKF는 고객사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새로운 R&D에 투자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초기 R&D에서 양산에 이르는 전 단계를 고객사와 같이 진행해, 고객사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회사의 전략으로 삼고 있다. 

Q. 선제적인 투자의 대표적 사례는?

A. LPKF는 새로운 레이저를 이용한 유리 가공 기술을 개발해냈다. 유리 가공이 아직 많은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유리를 이용한 패키징 기술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이 기술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개발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외에도 유리에 섬세한 MEMS 구조를 만들어 의학, 의약 개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애널라이저 장비를 새롭게 개발했다.

Q.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LPKF의 기술이 얼마나 적용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

A. 반도체 업계는 무어의 법칙의 한계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패키징에 쓰이는 서브트레이트(기판) 소재들도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어서,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중 유리는 반도체 패키징 소재로서 RF 신호 전달성이 좋고 칩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열 관리에 있어서도 용이하다. 현재 반도체 패키지가 추구하는 방향에 가장 적합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도 유리를 매우 좋은 소재로 주목해왔다. 그러나 정밀하게 유리를 가공하는 기술이 너무 어려워 실제로 도입을 포기한 업체들이 많았다. LPKF의 신기술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실제로 선도적인 기업들과 기술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기술을 도입해 소량 생산에 적용한 고객사도 있어 양산 적용은 수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PKF는 지난 1976년 설립될 당시부터 PCB를 가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46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새로운 PCB 소재를 가공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주요 업체들과 개발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Q.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전략도 공유 부탁드린다.

A. 디스플레이 시장이 기존 평면에서 폴더블, 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유리를 다양하게 성형해야 하는데, 기존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반면 LPKF는 가장 저렴하고 정밀한 가공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고객사들이 원가절감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Q.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A. 한국의 중요한 고객사와 공동 개발 중인 기술이 있어 그들을 만나고 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고객사와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고, 양사가 협력과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Q.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A.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이에 LPKF는 현재 한국에 영업,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LPKF코리아를 설립했다. 앞으로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고객사들의 생산을 도울 수 있는 조인트벤처, 혹은 R&D 센터를 개소할 의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