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한 코닝 고성능디스플레이사업부 총괄은 21일 "올해 3월부터 새로운 기판유리 '아스트라' 양산을 시작했다"며 "하반기에는 해당 기판유리가 들어간 디스플레이 패널로 만든 TV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패널 업체 1곳에 공급하고 있지만,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와도 샘플·인증(Qualification)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라고도 했다.
미국 유리업체 코닝은 이달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위크 2019'에서 처음 아스트라를 전시했다. 옥사이드 공정에 특화한 기판유리 브랜드다. 옥사이드 TFT는 2010년대 초에 상용화된 기술이다. 코닝의 기존 기판유리 브랜드 '이글XG'로도 만들 수 있다. 코닝은 "유리 조성을 달리해 고온 공정에서 변화가 적고, 큰 사이즈에서의 처짐 현상을 개선했다"고 했다.
임 총괄은 "원료의 조성이 다를 뿐, 면으로 유리를 뽑아내는 공법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약간의 설비 튜닝(조정)만 거치면 기존 생산 사이트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사이즈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양산하고 있는 아스트라의 넓이는 8세대급"이라고 했다. 아스트라가 양산되고 있는 지역과 공급 대상은 밝히지 않았다. 이글XG와의 가격비교 역시 여러가지 변수를 이유로 비공개했다.
패널 제조업체 입장에서 아스트라의 '어필 포인트'는 공정효율화와 이에 따른 원가절감이다. 임 총괄은 "옥사이드 TFT 제조 공정은 일반공정과 고온공정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일반 공정을 적용하면 식각정지층(ESL)이 필요하다"며 "아스트라를 쓰면, ESL이 필요 없는 고온공정 적용이 더 쉬워진다"고 했다.
ESL(Etch Stopper Layer)을 빼면 마스크 공정 스탭이 줄고, 이는 텍타임(Tact Time) 축소에 따른 생산량 증대와 원가절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고온 공정에서 물리적 변화가 적고 안정적이라 고해상도 패널의 생산수율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게 코닝의 설명이다.
현재 주요 양산 TFT 디스플레이는 활성층(Active Layer) 소재에 따라 비정질실리콘(a-si), 다결정실리콘(LTPS), 옥사이드(Oxide)로 구분된다. 활성층은 트랜지스터안에서 소스(source)와 드레인(drain) 사이 통로 역할을 한다. 게이트(gate)에 전압을 인가하면, 활성층내 캐리어(carrier)가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서 일종의 '가교(架橋)'를 만든다.
스위치 트랜지스터의 경우, 가교가 생기면 켜지고(on) 가교가 사라지면 꺼진다(off). 활성층 소재가 가교의 점멸 속도를 결정한다. 필요할 때 빠르게 생겼다가 필요 없을 때는 빠르게 사라져야 한다. 속도 차이는 필요 구동 전력과도 관계된다. 빠를수록 저전력이 가능하다.
LTPS의 속도가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옥사이드, 비정질실리콘 순이다.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4K 혹은 8K로 올라갈 수록 TFT 개수는 많아진다. 또한 높은 주사율(Refresh Rate)이 요구되고 있어, 기존 비정질실리콘보다 개선된 전기적 특성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고급 패널 영역에서 소형은 LTPS, 대형은 옥사이드를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노트북·태블릿PC 등 중소형 패널에서는 둘이 경합 중이다.
LTPS는 기판 면적이 6세대(1500㎜x1850㎜) 이하인 생산라인에만 적용되고 있다. 비정질실리콘을 다결정실리콘으로 만들려면 레이저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표면을 녹여야 하는데, ELA 장비를 쓸 수 있는 최대 크기가 6세대이기 때문이다. 점 형태로 직진하는 레이저를 광학 렌즈로 분산시켜, 길게 선으로 뽑아내는 상용 가능한 길이가 1500㎜가량이다.
8세대(2200㎜x2500㎜) 이상 기판에서 비정질실리콘보다 나은 전기적 특성을 고안한 방식이 옥사이드다. 인듐(In), 갈륨(Ga), 아연(Zn) 등을 혼합한 합금을 산화(Oxide)시켜 만든다. 열처리 공정이 필수다. TV용 대형 OLED는 모두 옥사이드 TFT로 만든다. LCD TV는 고해상도 제품에 옥사이드를 적용하고 있다.
코닝은 최근 국내를 비롯한 중국 일본 대만 등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의 생산기지가 있는 곳에서 아스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11월 승진한 임정한 총괄이 직접 언론과 인터뷰에 나섰다. 임 총괄은 코닝 고성능디스플레이사업부의 사업 전반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