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공정용 THF 재료 조달 다변화 움직임

유진테크 투자사 이지티엠 독점 구조 깨질 듯

2022-07-05     한주엽 기자
SK하이닉스가 D램 커패시터 공정에서 사용하는 테트라하이드로퓨란(THF:TetraHydroFuran) 재료 조달처를 확대한다. 조달처 다변화로 재료 구매 비용을 상당한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안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주요 전자재료 협력사에 THF 재료 공급 의향을 타진했다. 그룹 관계사인 SK트리켐,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유피케미칼 등이 공급 의향이 있음을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재료는 그간 코스닥 상장사 유진테크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이지티엠(구 유진테크머티리얼즈)이 독점 공급해왔다. 이지티엠은 이 재료를 독점 공급하며 상당한 수준의 이익을 남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피케미칼 등은 이지티엠의 재료 공급가 대비 10분의 1 수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THF 재료 그 자체는 만들기 어렵거나 특허로 보호받는 물질이 아니다"라면서 "기존 공정에 적용해서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3년간 비싼 가격에 독점으로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THF는 SK하이닉스 내에선 SP(Surface Protection, 표면 보호) 물질로도 불린다. 고유전율(하이K) 물질인 지르코늄계 프리커서(precursor)를 증착하기 전 THF가 양념처럼 쓰였다.  프리커서는 전구체(前驅體)라고도 불린다.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을 전구체 혹은 프리커서라고 업계에선 말한다. D램용 하이K 프리커서는 D램 핵심 요소인 커패시터 위에 원자층 단위로 얇게 증착된다. D램은 커패시터 내 전하 저장 유무로 0과 1을 판별한다. 선폭이 좁아질수록 커패시터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율이 높은 하이-K 물질을 증착해왔다.  문제는 선폭이 좁아지면서 기둥형 커패시터가 용량 사수를 위해 세로로 길죽해졌다는 데 있다. 물질을 바를 때 상층부에 많이 발라지고 측면에는 물질 증착이 덜 됐다. 눈이 내릴 때 집 지붕 위에만 눈이 많이 쌓이는 점과 비슷하다. THF를 먼저 상층부에 발라두면 상층부에 하이K 물질 증착 속도는 느려진다. 결국 측면과 상층부 모두 균일하게 하이K 물질을 발라낼 수 있다.  이번 재료 조달 다변화 과정에서 이지티엠과 SK하이닉스간 독점 공급 계약 기간을 놓고 일부 논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공동 개발 시점부터 독점 공급 기간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지티엠은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라고 주장했다.  결국 SK하이닉스 입장이 관철됐다. 이지티엠 매출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티엠에서 제품매출을 의미하는 영업수익은 2019년 120억원, 2020년 1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90억원, 2020년 13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무려 75%와 73%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