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리미엄 LCD TV 패널 공급망 한·중·일·대만으로 다변화
'QLED' 이상 패널, CSOT·AUO·샤프·LGD 등서 주력 조달
"특정 지역·업체 편중 따른 공급 불확실성 해소 목적"
'로열티 지급 거절' BOE·HKC는 중저가 패널 위주 납품
2022-07-15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LCD TV 패널 공급망을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업체 등으로 다변화했다. 특정 지역과 업체 편중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조치로 보인다. 광고 로열티 지급을 거절한 BOE와, HKC 등은 삼성전자에 중저가 TV 위주로 패널을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하이엔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공급망을 중국 CSOT와 대만 AUO, 일본 샤프(대만 폭스콘에 인수), LG디스플레이 등으로 다변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하이엔드 TV 모델은 LCD 패널에 퀀텀닷(QD) 필름을 적용한 'QLED' 시리즈, 그리고 LCD 패널의 광원(백라이트유닛)을 기존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미니 LED로 바꾼 '네오 QLED' 시리즈 등을 말한다. 네오 QLED TV 시리즈는 지난해부터 출시됐다.
과거 삼성전자 하이엔드 LCD TV 패널 시장에서는 그룹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가장 컸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삼성전자 패널 공급망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한 중화권 패널 업체에 대한 삼성전자 의존도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대응책으로 하이엔드 LCD TV 패널을 CSOT와 AUO, 샤프, LG디스플레이 등에서 주로 공급받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지난 2020년 4년 만에 거래를 재개했고, LG디스플레이 물량은 올해 큰 폭으로 뛸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하이엔드와 로엔드를 더한 삼성전자 전체 LCD TV 패널 시장에서 샤프 점유율은 2020년 2%에서 2021년 9%로 올랐고, 올해는 10%까지 상승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1%, 2021년 2%에 그쳤지만 올해는 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샤프와 LG디스플레이 물량 확대가 삼성전자 하이엔드 LCD TV 패널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풀이한다. 같은 기간(2020~2022년) 이 시장에서 CSOT 점유율은 16%, 20%, 21%로 상승하고, AUO 점유율은 13%, 12%, 1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HKC와 BOE 두 곳은 삼성전자의 전체 LCD TV 패널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이 가운데 하이엔드 제품용 물량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옴디아는 올해 삼성전자 전체 LCD TV 패널 시장에서 HKC와 BOE가 각각 2위,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1위는 CSOT다.
BOE는 현재 삼성전자의 QLED TV 아래 라인업인 4K LCD TV '7000' 시리즈에 LCD 패널을 주력으로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000 시리즈는 삼성전자 4K 스마트 TV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이다. BOE는 삼성전자에 1000억원 규모 광고 로열티 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BOE가 세계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에 LCD TV 패널을 공급한다는 점을 마케팅에 이용하려면 삼성전자에 광고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데, BOE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HKC는 주로 저가품 위주 패널을 공급한다.
한편, 옴디아의 수치는 지난 3월까지 시장 상황을 반영해 5월 발표된 자료여서 TV 업황이 더 나빠진 지금 상황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TV 사업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지만 패널 수급에 대한 전체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출하량 목표가 당초 4800만대에서 4000만~4100만대까지 줄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TV 사업부의 연간 TV 출하량 마지노선인 4000만대가 올해 무너질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